유창수 기자

현재, 영광은 ‘갑질 기자’ 청원에 군민여론이 뒤숭숭하다. 확인 되지 않은 수많은 루머와 악성 댓글, 특정인을 지칭하는 모욕적인 댓글이 SNS를 통해 영광에 무차별적 확산되고 있다.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구체적 ‘갑질’ 내용은 밝히지 않고 평소 마음에 들지 않는 기자들을 거론하며 이번 일을 통해 반드시 처벌해야한다는 여론을 만들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원색적인 비난 댓글을 달고, 권위를 이용해 부하 직원을 괴롭히고, 직원에게 막말을 하고, 약자를 향해 혐오 감정을 쏟아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부와 권력으로만 평가함으로써 더 이상 인간이 인간을 존중하지 않는, 인간성 상실 풍조가 만연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기자 갑질’ 청원 악성 댓글 사례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심각하게 도덕불감증에 노출 되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댓글을 보고 있노라면 미성숙한 성인들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 성숙한 성인이라면 당사자를 만나 솔직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고 서로의 불편한 감정 등을 조율해야 한다.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갑질 기자’들의 구체적인 범법 사실은 제시하지 못하고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흠집 내기 악성댓글은 성숙한 성인들의 모습이 아니다. 그것은 아무 의미 없는 자신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감정표출에 불과하다. 뒤에 숨어서 악성댓글을 달지 말고 떳떳하게 앞에 나서서 얘기하도록 하자.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 어떻게 저런 짓을!”하며 탄식한다. ‘인간됨이란 무엇인가?’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는 무엇인가?’ 회의적 물음이 꼬리를 잇는다.

우리사회는 도덕이 뭔지를 잊어버린 것 같다. 그것이 문제인 듯하다. 규범은 세월에 따라 변할 수도 있지만, 사람이 지켜야할 도리란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변치 않는다. 초등학교 시절의 바른생활 시간에 배운 것이 사람 사는 도리다.

그때 배운 내용들만 잘 지켜도 우리사회는 훨씬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공중도덕을 지키자. 그것만 생각해도 이 세상이 참 좋아질 것이다. 초등학생들도 지키는 것을 어른들이 지키지 않고 있다. 갈등이 난무하고 그 갈등에서 오는 피로감이 넘쳐나고 있는 이유다.

맹자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오직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만이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고치려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른다. 하지만 그것을 뉘우치고 고치려 하지 않는다면 그를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나? 사람을 짐승과 다르게 만들어주는 인간의 본성, 그것은 바로 ‘부끄러워하는 마음’이다.

도덕불감증에 빠진 영광은 좁은 지역사회에서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불신의 늪에 빠져있다. 개인적 감정으로 SNS 공간에서 익명을 이용해 타인을 비난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듯 더욱 도덕적인 영광이 되길 빈다.

유창수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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