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70세가 되면 운전면허 시험을 다시 봐야 한답니다. 영광경찰서 신동준 교통계장에게서 들었습니다. 30% 정도 밖에 합격하지 못한다고 하니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의 성격이 강하다고 하네요. 나이가 들면 반응 속도는 물론 판단력도 떨어지니 불행을 당하기 전에 막겠다는 의도이겠지요. 참 좋은 제도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노화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찾아오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교통사고에 노출될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주는 시스템을 갖춘 나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의 안전 시스템을 믿을 수 없어서인지 ‘역시 일류 국가’ 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그런 제도는 우리도 즉시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연로하신 분들께서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라고 하시는 말씀을 몇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나라가 운전도 못하게 한다고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한 번만 접어 생각하면 반대로 나라가 나를 걱정해 준다는 데 감사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나서 같은 제도를 도입, 시행하길 바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신 계장이 밝힌 교통사고 현황은 그 제도의 도입 필요성을 뒷받침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영광군내 교통사고 사망자 17명 가운데 14명이 65세 이상이었답니다. 어떤 분은 논두렁길을 이륜차로 가다 돌멩이에 미끌려 농수로에 빠져 숨지기도 했답니다. 남의 차를 들이받은 분도 계시고요. 올해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현저히 줄었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6개월이 지나지만 3명 뿐 이라고 합니다.

노인 운전면허 시험 법 만들 국회의원이 있을까

물론 이처럼 사망 사고가 줄어든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경찰이 이장님들을 통해 많은 홍보 활동을 했답니다. 400개 정도의 안전모를 이륜차 등을 이용하시는 분들께 드리기도 했고요. 군민의 안전 시스템을 확충한 효과인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이면 본인이 싫어해도 노인 대접을 합니다. 100세 시대에 65세면 중년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인 대우를 받아야 할 분들이 훨씬 많다는 것이 국가적 판단입니다. 노인 대접을 받는 공식 연령이 되면 2년마다 운전면허 시험을 다시 보는 것은 어떨까요. 미국처럼 70세로 하든지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를 내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불행을 막기 위해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법을 만들자고 나설 국회의원이 있을 것인가 입니다. 정동영 처럼 자칫 노인폄하 시비에 휘말려 정치 생명이 끊길 수도 있으니까요. 노인회에서 나서면 어떻겠습니까. 노년의 안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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