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진 영광초등학교 교사

학교에서 하루 종일 아이들과 생활하다 보면 내 나이를 잊을 때가 많다. 마침 학교는 아이들과 함께 놀기 좋은 곳이다. 선생님을 좋아하는 초등학교 아이들, 넓은 교실,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운동장...... 대학생 때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무뚝뚝하다고 자주 들었던 나, 수업시간만 되면 아이들처럼 웃고 활동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내 성격이 활발해지고,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직업을 선택한 것도 고등학교 담임선생님 덕분이다.

성적이 하위권이었던 중·고등학교 시절 많은 선생님들 중에 고2 담임선생님께서 100등 밖에서 안으로 들어왔다고 해주신 따듯한 칭찬 한마디가 나를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하였다. 그래서 평소에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직업은 교사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우리반 아이들이 지금 당장 학습이 느리고 많은 것을 모른다고 아이들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선생님이라면 즐겁게 수업을 마치고 “이번 시간에는 무엇을 배웠나요?”라고 질문 시, 모든 아이들이 학습 목표에 도달하는 답변을 했을 때의 즐거움을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직업이라 생각하기에 매 수업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준비한 수업이 아이들이 입가에 미소를 퍼지게 하고, 학습 목표에 도달했을 때는 뿌듯하다.

그렇다고 온전히 아이들을 올바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학교생활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학교, 가정, 사회가 모두 아이들 성장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기에 평소 수업 장면을 사진 또는 영상으로 제작하여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부모님께 알린다.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저녁식사 시간에 오늘 무슨 공부를 했는지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 아이들 학습에 학부모님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

가끔 수업을 마치고 깨끗이 정리된 텅 빈 교실에 혼자 있을 때 ‘아이들에 인생 중에서 오늘 나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코이’라는 물고기는 자라는 환경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5~8cm밖에 자라지 못하고,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강물 같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오늘도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한다.

강우진 영광초등학교 교사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