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미 해수욕장에 다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영광군으로서는 대단히 기분 좋은 일이다. 80년대 초반까지 가마미 해수욕장은 영광의 자랑이었다. 영광군민의 자존심이었다. 호남 최대의 도시인 광주에서 가장 가깝다는 지리적 조건과 완만한 경사, 드넓은 백사장, 소나무 숲 등을 갖춰 도내 어느 해수욕장도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해수욕장이었다. 여름이면 가족 모두 2-3일씩 가마미에 가는 것을 연례행사처럼 여겼다.

광주 등 외지인들도 가마미를 도내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도내 중·고·대학생들은 여름방학이면 가마미 해수욕장 피서를 위해 ‘작전’을 짜다 시피 했다. 가마미행 버스마다 만원이었다. 그런 가마미가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서 완도·진도 등지의 해수욕장을 찾는 인파가 늘었다. 원자력 발전소가 들어서면서부터 가마미는 결정타를 맞고 한적하고 인기 없는 해수욕장으로 전락했다.

원전 때문에 막은 방파제로 인해 끝없이 이어진 백사장은 개흙밭으로 변했다. 해수욕장으로서 가마미의 가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군민들조차 가마미를 찾지 않게 됐다. 자연 여건의 변화로 쇠락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으나 영광군이 다시 가마미 부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것이 당장 효과를 보고 있다. 아쿠아리움 등 위락시설을 갖추자 바로 인파가 붐비는 모습이다. 영광 사람으로서 가마미에서 많은 사람들을 보는 것은 여간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마미 해수욕장에 인파가 몰리는 것은 가마미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조짐이다.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지난 7월초 개장한 아쿠아리움은 인기만점이다. 주말의 경우 더 이산 입장하면 답답할 정도다. 아이들과 부모들이 그늘에서 쉴 수 있고 물놀이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아쿠아리움 하나가 가져온 효과다. 카라반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주말엔 예약하지 않으면 차지할 수 없을 정도다.

넓은 무료주차장도 사람들을 유인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가마미의 자연 여건은 나빠졌지만 위락시설 확충으로 과거와 같은 인파를 흡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쿠아리움 등은 한빛원전이 지역주민 소득증대를 위해 지원했다고 한다. 이제 영광군이 적극 나서야한다.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위락시설이나 편의시설을 갖춰 가마미의 옛 명성을 되찾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텐트를 치는데도 돈을 받는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경청하고 조치하는 것도 가마미 부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가마미는 영광군의 자랑이었다. 군민의 자존심이었다. 원전 탓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우리것을 되찾고 되살리는 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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