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속담이 있다. 이와 비슷한 성어인데 <사기>회음후 열전에 나온다. 한신이 유방에게서 승승장구하며 조나라를 정복할 때 조나라에 광무군 이좌거(李左車) 라는 지략이 출중한 장수가 있었다. 이좌거는 한신이 조나라를 침략하려면 반드시 지나야하는 좁은 길을 알고 있었다. 한신은 내심 이 길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간첩을 파견하여 정보를 들어본 결과 이좌거가 올린 계책을 성안군이 묵살했다는 것이다.

한신은 아무 저항을 받지 않고 좁은 길을 무사히 통과하였다. 이좌거의 계책을 듣지 않은 성안군 을 비롯하여 많은 군사가 죽었다. 이좌거의 말대로 했으면 감히 조나라를 칠 엄두조차 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한신은 조나라에 대승을 거두고 장병들에게 엄명을 내려 광무군 이좌거 를 절대 죽이지 말 것과 그를 산채로 잡아오는 자에게는 천금의 상을 내린다고 약속했다.

며칠 후 이좌거 는 포박을 당해 한신 앞에 나타났다. 한신은 직접 그의 포박을 풀어주며 상좌에 앉히고 스승으로 받들었다. 한신은 그와 몇 가지 계책을 상의했다. 이좌거는 사양하며 “싸움에서 진 군대의 장수는 용을 말할 수 없습니다(敗軍之將不可以言勇)”고 하며 한마디 계책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자 한신은 만약 성안군이 당신의 말을 듣고 좁은 길에 군사를 매복 시켰더라면 우리는 조나라에 발도 못 붙였을 것입니다.

그러자 이좌거는 한신에게 “내가 알기에 지혜로운 사람이 천 번 생각하면 반드시 한번 잃는 일이 있고 어리석은 사람이 천 번 생각하면 반드시 한번은 얻는다고 했습니다. (智者千慮必有一失 愚者千慮必有一得). 그러기에 말하기를 ,미치광이의 말도 성인이 택할 때가 있다고 했습니다. 생각에 내 꾀가 반드시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어리석은 충성을 다할 뿐입니다” 하고 연나라와 제나라를 치지 말고 병사들을 쉬게 하라고 권했다.

그렇게 휴식을 취한 후 한신은 이좌거의 계책을 따라 연나라 제나라를 연이어 쳐서 크게 성공하여 한나라에 돌아오게 된다. 천려일실은 너무 안다고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도 되지만 실수에 대한 위로와 변명의 말로도 쓰인다. 이 말과 반대되는 천려일득도 여기에서 나온다. 어리석은 미치광이의 말도 천번 생각하면 반드시 한번은 얻는다는 말이 천려일득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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