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무기는 통상 기존의 무기에서 결함이 발견됐을 때 개발이 시도된다. 사드(THAAD)도 마찬가지다. 패트리어트의 부실이 사드라는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를 이끌었다.

걸프전 당시 패트리어트는 이라크의 스커드, 알 후세인 탄도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하면서 스타가 되었다. 그러나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인기를 끌던 걸프전 당시에도 알 후세인 탄도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지 못하고 사우디에 위치한 미 지상군 캠프에까지 끌어들여 28명이 사망하고 110명이 부상하는 참화를 겪었다.

요격고도가 10~20㎞에 불과한 패트리어트의 단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 때문에 높은 고도에서 적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고심하다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른바 사드가 탄생한 것이다. 이렇듯 결함발견과 개선책 찾기가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무기경쟁은 끝이 없다.

만능의 미사일 방어체계처럼 보이는 사드도 끝이 아님은 물론이다. 사드를 넘어서는 공격 미사일이 개발되지 않으리라는 법도 없고 또 그 미사일을 막는 새로운 방어체계가 시도되지 말란 법도 없다. 군수산업체의 욕망이 또한 이 경쟁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내가 생산한 무기가 가장 최상의 무기라고 외쳐야 하니까.

사드(Sade)는 프랑스의 작가이자 명문가의 후작 신분이었다. 그러나 폭력에서 쾌락을 느끼는 성적 이상행동 때문에 평생을 감옥에서 지내다 생을 마감했다. 사디즘이란 명칭이 그로부터 유래했다. 철학자 자크 라강은 그의 정신분석학에서 사드를 도착의 전형적인 상징으로 언급했다.

적의 무기를 기필코 넘어서려는 무기경쟁도 일종의 도착이 아닌지 모른다. 그 때문에 발생하는 수많은 인명피해와 살육의 참화는 안중에 없기 때문이다. 사정거리 300㎞ 600여기의 탄도 미사일을 개발한 북한, 그리고 이를 막겠다고 평화로운 참외마을에 배치된 사드, 이 모든게 일종의 도착처럼 여겨진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