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무려 90%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한 히틀러는 독일 아리아 민족의 우수성을 과시하고 당시 세계 대공황의 먹구름 속에 일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전쟁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거기에는 제1차대전패배로인한 엄청난 배상금도 일조를 했다. 1935년 의회를 비롯한 모든 권력을 장악한 히틀러는 1935년 베르사유 조약(제1차 세계대전 패배에 대한 배상금)을 일방적으로 폐기한다고 공개선언하고 징병제를 부활시켰다. 대규모 전쟁을 위한 재무장의 시작이었다. 이듬해 비무장지대인 라인란트를 점령해 요새화하고, 2년 뒤 오스트리아와 합병하였다.

이런 독일의 팽창주의를 본 영국에서는 수상 체임벌린이 프랑스의 수상 달라디에와 중립을 지키던 이탈리아 무솔리니에게 중재요청을 했다. 그래서 1938년 무솔리니의 중재로 네 정상이 뮌헨의 히틀러 별장에서 회담을 하게 된다. 이 회담에서 체코의 수데텐 지방을 독일에 할양하는 것을 골자로 이른바 ‘뮌헨 협정’을 맺는다. 이 회담은 히틀러를 위한 회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히틀러가 원하는 것을 거의 들어준 굴욕적인 회담이었다. 독일은 총성 없이 체코의 1/4을 빼앗는 회담이었다. 호전적인 히틀러의 비위를 맞춰 전쟁을 피해보고자 굴욕적인지 알면서도 참았던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채워도 한없이 항상 부족한 것은 히틀러도 마찬가지였다. 이회담은 굴욕적이기도 했지만 파시즘과 민주주의 사이의 대결을 잠시 늦춘 일에 불과할 뿐이었다. 실제로 달래기식 유화외교가 가져온 위장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영국의 순진한 체임벌린 수상은 뮌헨 협정에서 유럽의 한 치의 땅도 손대지 않겠다는 히틀러의 말을 믿었다. 그러나 그 조약서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1939년 3월 프라하를 점령하여 체코를 합병하였다.

2개월 뒤 파시즘의 동지인 무솔리니와 10년 동안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동맹을 맺는다는 이른바 ‘강철조약’을 맺는다. 이때부터 독일의 수도 베를린과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가 경도 상 같은 위치이기 때문에 추축국(樞軸國)이라 불리기 시작한다. 다시 3개월 뒤에 소련과는 불가침 조약을 체결해 뒷마당으로 삼았다. 그리고는 1939년 9월1일 마침내 170만의 독일 대군이 폴란드의 국경을 넘었다. 폴란드의 침공은 영국을 무시한 공격임과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이었다.

이틀 뒤 영국과 프랑스는 드디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며 본격적으로 대규모 전쟁으로 확대된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 난지 불과 21년만의 대규모 전쟁이었다. 연합국의 선전포고로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고 일본의 3국 조약을 근간으로 한 추축국진영과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중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 진영의 대립으로 확대되었다. 이때 일본은 추축국에 조금 늦게 참여하게 되는데, 당시 프랑스 식민지 인도차이나 반도를 점령한 것이 발단이다.

프랑스는 일본을 제압할 힘이 부족하여 미국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미국은 연합국들과 함께 일본을 경제적으로 압박하였다. 이에 분노를 느낀 일본은 1941년 12월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미군 해군기지를 공격하여 정식으로 대전에 추축국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전쟁이 진행되면서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동이 있었으며, 중립을 표방하면서도 뒤에서 지원하는 나라도 있었다.

이 전쟁이 확대되면서 2차 세계대전의 규모가 되었으며 수천만에 이르는 인명피해가 발생(연합국 사망자: 총 6,100만 명, 추축국 사망자: 총 1,200만 명)했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 있어서 큰 변동이 일어났다. 승전국인 미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소련, 중국을 중심으로 1945년 10월 24일 국제연합(UN)이 창설 되었으며, 전후 경제를 바로잡기위해 1944년 브레튼우즈 협정(통화 가치 안정과 각국 환율 안정이 목표)으로 미국의 달러가 세계의 기축통화로 자리를 잡는 계기가 되었다.

이 때문에 세계경제가 미국중심으로 재편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전쟁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공산주의의 종주국인 소련은 동유럽 일부와 외몽고, 그리고 북한에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하였고, 중국에서는 마오쩌뚱이 이끄는 중국 공산당이 내전에서 승리하면서 세계는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 동유럽의, 그리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진영으로 재편 되었다. 또한 1960년대까지 패전국의 식민지하에 있었던 몇몇 나라들도 상당수가 주권국가로서 독립을 이루면서 국제 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