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여 어패류의 종류가 다양하고 풍족하다. 이 때문에 어패류를 즐겨 먹어왔음을 기록을 통해서도 알아볼 수 있다.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젓갈에 대한 최초 기록이 전해진다. 신문왕 3년(683)에 김흠운의 딸을 왕비로 맞이할 때, 납폐 품목으로 젓갈이 나타난다. 이를 두고 볼 때 당시 젓갈은 왕실의 결혼 예물의 하나가 될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송나라 서긍의 여행서 ‘고려도경’(1123년) 에도 신분의 귀천을 가리지 않고 상용하던 음식으로 젓갈을 예시한 것을 보면 고려시대에 이르러서는 이미 젓갈이 보편화된 음식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는 젓갈이 가장 발달한 시대이기도 하다. 16세기 쓰여진 미암일기를 보면 젓갈의 종류가 24종이나 기록돼있다. 17~19세기에 편찬된 음식 관련 문헌들을 보면 젓갈의 종류가 180여종 이상으로 늘어난다. 젓갈이 급속하게 일반 민가의 음식으로 확산됐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젓갈이 이처럼 민족의 상용 음식으로 빠르게 번진 것은 짭짤하게 곰삭은 발효음식을 즐기는 우리의 오랜 식습관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또한 선조들의 지혜가 만든 음식문화이기도 하다. 냉장 처리가 불가능했기에 어패류가 많이 잡혔을 때 장기 보관을 고심하다 ‘염장’이라는 발효 방법을 발명한 셈이다. 젓갈은 이를테면 훌륭한 음식 재활용의 지혜이기도 했다.

엊그제 영광 설도항에 ‘설도 젓갈 타운’이 개장했다. 명소화를 추진중인 인근 칠산타워와 어울려 어업인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설도 젓갈’이 생산하는 젓갈의 종류도 많은데다 전국 최고의 젓갈 산지로 잘 알려진 남도 젓갈 문화의 대표 상품이 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