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지난 15일 열린 8·15 광화문 반일 촛불집회에 10만 인파가 몰렸다. 종일 비가 내렸음에도 그만한 시위대가 운집했으니 대단한 열기다. 최근 일본의 경제침략에 따른 국민적 분노가 모아진 결과다. 이날 규탄대회는 일본상품 불매운동 결의와 함께 일제 강제 징용 및 근로정신대 피해보상 요구가 주요 슬로건으로 부상했다. 한마디로 일제 잔재 청산 요구다.

일부 극우 세력들은 이미 양국 합의에 따라 다 청산된 문제를 새삼 왜 떠드냐는 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넘어, 또 이념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우리 내부에서조차 일제 잔재청산은 여전히 지속돼야 할 과제임이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다.

최근 명동 일대 건물의 ‘건축물대장’을 살펴본 결과 ‘조선총독부 체신국’ 명의가 살아있는 주택이 남아있는 것이 발견됐다. 아무도 쉽게 믿지 못할 충격적인 일이지만 사실이다. 일제의 공공재산 명의가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있는 셈이다. 그뿐만 아니다. 일본 육군 79연대장을 지낸 '하야시다 카네키' 소장도 다른 건물의 소유자로 등재돼 있었다.

이런 건물이 서울 중구에서만 1,100여 건 넘게 나왔다 하니 전국적으로 얼마나 될지 걱정이 앞선다. 2019년 대한민국 국토 곳곳에 옛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 소유의 건물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광복 후 적국(일제)의 재산에 대한 국유화의 원칙이 확고하게 세워졌지만 친일 기득권자들이 다시 권력의 중심에 들어선 친일 이승만 정권에서 전수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이 남기고 간 적산을 자신의 소유로 바꾸려 한 친일 관료들의 탐욕에서 빚어진 일이다.

지난 정부도 입으로만 친일 청산을 외쳤지 왜 이런 문제 하나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탓만 할 수 없다. 이제라도 적산을 하루빨리 국유화하고, 차제에 부당하게 적산을 자신의 재산으로 빼돌린 사례도 철저하게 조사해 국유화 조치를 취해야 함이 마땅하다.

▶박호재(朴琥載) 편집위원 약력

본적 :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복천리 913

▶학력

전남대학교 대학원 졸업/ 도시계획 전공/ 공학석사

전남대학교 졸업/ 건축공학과

▶경력

前 (재)광주비엔날레 공공미술전 큐레이터

前 광남일보 편집국장

前 전남매일 편집국장

前 광주전남 뉴시스 취재국장

前 광주북구청 '문화의 집' 운영위원장

前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정책실장

前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실장

前 아시아경제신문 호남본부, 부사장 겸 편집인

現 프레시안 (Pressian) 취재국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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