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음악회’ 유치 신중했어야

군민의 날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공연과 경연, 전시 등 다양한 ‘메뉴’가 마련됐다. 모든 행사의 목적은 군민이 참여, 문화를 향유하며 즐기는 것이다. 올해 특히 눈에 띄는 행사는 6일 오후 스포티움에서 열리는 KBS 열린 음악회다. 유명 가수들이 출연하는 인기 프로그램이다. 군민의 날 행사로 이만한 것도 드물다. 많은 군민들이 좋은 행사를 한다고 박수를 치고 있다. 군민의 날 행사를 집행하는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바다.

열린 음악회는 군민의 날 행사 집행위원회(위원장 김남균)이 KBS에 요청해 성사됐다. 성사되기까지에는 재경 향우회 이성 회장의 노고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나서 3억 원에 달하는 비용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고향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은 이 회장께도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다만 영광군의 생일잔치라 할 군민의 날 행사 비용을 한빛원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한빛원전측이 스스로 나서서 비용을 부담한 것도 아니고 영광군이 원하니까 들어준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영광의 사업체이니까 영광군민의 날에 스스로 나서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면 고맙기 짝이 없다. 하지만 영광이 원하니까 들어준 모양새는 어쩐지 돈 많은 한빛원전이 갑이 되고 영광은 을이 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한빛원전과 영광군은 지난 30여 년간 끝없는 갈등을 빚었다. 한빛원전도 어렵고 영광군도 고통스러운 세월이었다. 강산이 세 번 바뀌고도 남는 시간 이웃으로 지내면서도 아직까지도 ‘이웃사촌’이 되지 못하고 갈등과 반목을 계속하고 있다. 원전이 안고 있는 문제들의 근본적 해결이나 원칙이 정해지지 않고 그때마다 '적당히‘ 넘어가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고준위 폐기물 저장고 건축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영광군내 160여 개의 민간사회단체 결사체인 범군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정상적이고 공개적인 군민 의견 수렴 과정을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해버린 때문이다. 범대위는 고준위 폐기물 저장고 건설을 ‘결사반대’한다는 현수막을 걸고 투쟁중이다. 같은 결과가 나올지라도 군민 의견을 들어달라는 당연한 요구다. 정책 결정 주체는 정부라 해도 한빛원전 관련사항이라는 점에서 한빛원전과 무관치 않다.

범대위는 한빛원전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시기에 한빛원전 돈으로 군민의 날 행사를 한다는 것에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열린 음악회 유치에 영광군과 한빛원전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열심히 일하고 칭찬 받지는 못할망정 비난 받는 관계자들로서는 서운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다. 모든 문제는 영광의 한빛원전이 아니라 한빛원전이 있는 영광인 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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