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서울시가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김포 매립장에 다녀왔습니다. 쓰레기 매립장에 ‘상상나라’가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갔지요. ‘상상나라’ 라는 이름만으로 궁금했습니다. 저는 상상하지 않으면 발전하지 못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상상은 곧 이루고자 하는 꿈입니다. 꿈이 없는데 무엇을 이루겠습니까. 그래서 늘 어른이나 아이나 만나는 사람에게 상상을 주문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통일을 상상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떻게 하면 통일을 이룰 수 있는가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에곤 바’라는 독일의 시골 기자의 상상이 후일 독일 통일을 가져온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입으로만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라고 합니다. 통일을 상상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상상을 막아버리기 까지 합니다. 그래서 통일이 거꾸로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쇠락의 길을 가고 있는 농어촌도 상상을 해야 합니다. 많은 도시인들이 찾아와 살고 싶은 땅은 어떤 곳인가를 먼저 상상해야지요. 그리고 그런 땅으로 만드는 방법을 상상해야 합니다. 비현실적이라고요? 자연이 살아 숨쉬고, 문화가 꽃피우는 곳, 어린이가 안전한 곳, 교육시키기 좋은 곳을 상상하는 것이 비현실적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상상력을 누르고 있을 뿐입니다.

상상하지 않으면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겠습니까? 발전하고자 하는 모두에게는 그래서 상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영광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른은 물론이고 자라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래서 ‘상상나라’를 찾아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길 잘했습니다. 상상나라는 이환 이라는 작가의 상상이 탄생시킨 ‘작품’이었습니다. 2천만 평에 달하는 쓰레기 매립장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가 이환은 미술을 전공했답니다. 그런 그가 공학박사가 됐습니다. 왜일까 묻지 않았습니다. 상상해보았습니다. 상상하는 것들을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 기술이 필요했겠지요. 그의 상상나라에는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방주가 있고 환경오염으로 커져버린 ‘걸리버 사마귀’가 있습니다. 페달을 밟으면 전기가 발생하고 물대포가 쏘아집니다. 태양열로 센서를 자극하면 각종 악기들이 연주를 시작합니다.

처음엔 그의 상상력의 결정체인 ‘작품’들을 딱 한 번만 전시키로 했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면서 아예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답니다. 날로 인기가 오르자 이젠 아예 1만여 평을 20년간 사용토록 하고 작품 제작비와 관리비까지 지원을 받고 있답니다. 60세가 넘은 나이지만 아직 천진한 표정으로 행복해하는 모습까지 신기한 ‘상상나라’였습니다.

나는 오늘 영광에 ‘상상나라’를 어떻게 옮겨올 수 없을까를 생각합니다. 상상력을 키운 영광의 어린이들이 영광을 도시인들이 살고 싶은 고장으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