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왈리(何必曰利):하필이면 어찌 이익만을 말하는가.
「하필이면 왜 이익만을 말 하는가」라는 뜻이다. 32호에 나온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와 이어지는 맹자(孟子)와 양혜왕 과의 대화로 맹자 제일 첫머리에 나온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을 함축(含蓄)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요즘말로 하면 그저 돈 돈 돈 돈만을 밝힌다고 양혜왕 에게 나무라는 말이다. 공자보다 약180년 후의 사람인데 춘추에서 전국시대로 접어든 시기라서 늘 전쟁이 끊이질 않았고 공자 시기보다 언론은 훨씬 보장 되었던 것 같다.
현재도 하필 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여기에서 나온 말이다. 원뜻은 「어찌 반드시」인데 우리에게 익숙하게 와 닿는 실감을 주는 말이다. 맹자가 처음 혜왕을 만났을 때 혜왕이 “선생처럼 고명(高名)한 분이 천리 길을 멀다하지 않으시고 장차 이 나라를 이롭게 해주시겠습니까?” 그러자 맹자께서 “왕께서는 어찌 이익에 대해서만 말씀하십니까? 정말 중요한 것은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만약 나라의 왕이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 하면 그 아래 대부(大夫)는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하고 선비와 일반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한 몸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 할 것입니다. 이처럼 위아래가 다투어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 하면 나라는 위태로워 질것입니다. 만승(萬乘)의 나라에서 그 임금을 시해(弑害)하는 사람은 언제나 천승(千乘)을 녹(祿)을 받는 대신의 집이요 천승의 나라에서 그 군주를 죽이는 사람은 언제나 백승을 받는 대신의 집입니다. 만에서 천을 받고 천에서 백을 받는 것이 많지 않는 것이 아니지만 참으로 의를 뒤로하고 이를 앞세운다면 더 많은 것을 빼앗지 않고는 만족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됨이 어진데도 자기의 어버이를 버리거나, 의로운데도 자기의 임금을 경시(輕視)하는 자는 없습니다. 왕께서는 인의를 말씀하셔야지 어째서 하필 이익만을 말씀하십니까.” 하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맹자의 전편(全篇)을 일관(一貫)하는 인의(仁義) 중시(重視)의 사상이 잘 드러난 구절로 꼭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더라도 더 좋은 말이 있을 터인데 왜 하필 그런 말을 하느냐 하는 뜻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당시로서는 맹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신랄(辛辣)한 비판이다. 맹자는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사는 사람이었다. <이경일 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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