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완벽귀조(完璧歸趙)에서 나온 말이다. 완벽이란 티끌만한 흠(欽)도 없는 훌륭한 상태의 옥(玉)을 말한다. 완전하게 그대로 무사히 보전 한다는 뜻이다. 이 말의 주인공은 전국시대 말기 인상여(藺相如)란 사람이다. ≪사기≫인상여 열전에 나오는 이야기로 조(趙)나라 혜문왕이 당시 천하에 하나밖에 없는 최고의 보물 화씨의벽(和氏之璧) 을 우연히 보유하고 있었다. 강대국 진(秦)나라의 소양왕(昭陽王) 이 15개의 성(城)을 줄 테니 화씨의벽과 맞바꾸자고 사신을 보내왔다.

진나라의 속셈은 화씨의벽만 받고서 성은 돌려주지 않을 심산(心算) 이었다. 그렇다고 호랑이 같은 진나라 요청을 거절할 수도 없고 또한 구슬을 그냥 내어 줄 수 도 없는 난감한 상황에 봉착했다. 중신회의를 여러 번 거쳐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환관(宦官)의 우두머리인 유현이 자기의 식객으로 있는 인상여(藺相如)를 추천(推薦)했다. 혜문왕은 인상여를 불러 어찌해야 할지를 걱정스러운 투로 물었다.

인상여는 거침없이 태연하게 대답한다. “조나라가 거절하면 책임은 조나라에 있고 진나라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책임은 진나라에 있습니다. 이를 승낙(承諾)하여 책임을 진나라에 지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 사료됩니다”하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이일을 수행할 사람으로 누가 적당한가”하고 묻자 “신이 가지고 가겠습니다. 성이 조나라로 돌아오면 구슬을 진나라에 두고 성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신은 구슬을 조나라로 완전하게 하여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고 했다.

왕은 다른 도리가 없어서 반신반의(半信半疑) 하며 상여로 하여금 구슬을 가지고 가게 했다. 진나라 소양왕은 구슬을 보고 매우 기뻐하며 좌우시신들과 후궁의 미인들까지 돌려보며 즐기고 있었다. 인상여가 보니 성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고 아예 줄 생각도 없다는 것을 눈치 채고 앞으로 나아가 “그 구슬에 조그만 티가 하나 있습니다. 신이 그것을 찾아 보여 드리겠습니다” 하고 속여 구슬을 돌려받는 순간 몇 걸음을 뒤로 물러나 기둥을 의지 한 채 왕에게 단호한 어조로 노려보며 꾸짖듯이 말했다.

“조나라에서는 진나라를 의심(疑心)하고 구슬을 보내지 말자고 했었습니다. 그런 것을 신이 굳이 진나라 같은 대국이 의리를 지키지 않을 리 없다고 여겨 이렇게 가져오게 된 것입니다. 이 구슬을 보내기에 앞서 우리 임금께서는 닷새 동안이나 목욕재계를 했는데 이유는 대국을 존중해서입니다. 그런데 대왕께서는 신을 진나라 신하처럼 함부로 대하며 정중하지 못하고 구슬을 미인들에게까지 보여주며 신을 희롱했습니다. 신이 보기에 대왕께서는 성을 주실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구슬을 다시 가져가겠습니다. 대왕께서 굳이 이 구슬을 강요 하신다면 이 구슬을 깨뜨리고 신 또한 기둥에 머리를 부딪쳐 죽겠습니다.”

피가 거꾸로 솟은 인상여는 구슬을 기둥을 향해 던질 것 같은 기세를 취한다. 구슬이 혹시나 깨질까봐 겁이 난 소양왕은 자신의 경솔함을 사과하고 담당관을 불러 지도를 놓고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여기서 여기까지 조나라로 떼어주라고 지시했다. 이것도 연극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인상여는 “대왕께서도 우리 임금과 같이 닷새 동안 목욕재개 한 다음 의식을 갖추어 천하의 보물을 받도록 하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신은 이 보물을 절대 올리지 못합니다”고 말했다.

이리하여 진왕이 기다리는 동안 똑똑한 심복 부하에게 샛길을 통해서 조나라로 가져가도록 했다. 어이없이 속은 진왕은 상여를 죽이고도 싶었지만 나쁜 소문만 퍼질 것 같아 정중히 대접하여 그냥 살려 보냈다. 이 사건으로 인하여 인상여는 대신의 자리에 오르고 당시 조나라 최고의 장수 염파보다 높은 지위에 올라 시기의 대상 이 되어 문경지교라는 고사가 나온다. 다음에는 문경지교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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