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송영이 고향 영광에 메시지를 보내왔다. 송영 선생은 1940년 영광읍에서 태어나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1967년 창작과 비평에 ‘투계로 등단했다. 주요 작품으로 ’선생과 황태자‘ ’달빛 아래 어릿광대‘ ’달리는 황제‘ ’그대 눈뜨리‘ 등이 있다.

선생은 군민의 날 문화한마당 학술 세미나에 초청 받아 주제 강연을 하기로 했으나 지병으로 참석치 못했다. 선생은 ‘나의 톨스토이’를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었다. 참석하지 못한 선생은 강연 초록을 통해 영광혼의 부활을 기원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형은 비극의 반복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남긴 문학은 지역의 고귀한 유산

문학에서 영광혼의 부활이 시작되기를”

내가 말하고자 한 것은 민족사의 비극을 화해와 용서로 갈무리하는 것이다. 불교 도래지이자 원불교-자생종교의 유일한 탄생지인 영광답게.

그래서 오래 전 조운 시비 건립에도 우리 모두 나섰던 것이고-일부의 반대도 없지 않았지만.

나는 지금도 하루 한 번 죽은 형을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다. 그러나 형은 비극의 반복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유감이지만 우리 선대들은 하나같이 민족 구원의 성급한 갈증에 쫓기어 잘못된 외래사상에 오염되어 그들 자신 비극의 길을 갔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많지 않은 문학 유산은 민족, 지역 고유의 고귀한 유산으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는 품격 높은 것이었다.

조운의 시조를 필두로 조희관의 달관된 수필 세계, 조남영, 정태병의 시와 동화 등.

전태병의 노래 가사를 예로 들더라도-추풍부-내가 신인 당시 이 노래를 유행시켰는데 당시 많은 시인들이 이 노래 가사를 받아 적고 노래를 배웠다.

그들은 이 노랫말의 짙은 향토성과 서정성에 누구나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칠산문학회와 영광 글 모음집(주로 이기태 선생이 제공한 문집들)을 보면서 이런 선대들의 맑은 서정성과 깔끔한 솜씨들이 면면히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 일이 있다.

물론 완전한 형태를 갖춘 글이 아니지만 영광 혼의 씨앗이 현대 영광인들의 내면에도 엄연히 살아있음을 느낀다.

전쟁으로 영광의 독특한 혼은 죽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군민 십삼만’이란 노래를 부르던 기억을 떠올려 본다.

이제야말로 그 혼을 되실리는 노력이 우리 손으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독특하고 개성 있는 영광혼의 부활. 문학에서 그 횃불이 시작되기를 바란다

영광군민신문  news@yg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