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유네스코는 무려 300만척의 난파선이 해저에 수장된 것으로 추정한다. 세계사에 기록된 크고 작은 해양사고들을 분석한 결과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바다는 물품과 문화교류의 핵심 통로였기에, 해저 난파선은 인류의 수중 문화유산에 다를 바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양작업이 하늘의 별따기에 견줄 정도로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현재 기술로 사람이 가능한 잠수 깊이는 고작 40미터 정도다. 작업할 수 있는 시간도 극히 제한돼있다. 이 때문에 잠수부가 물속에서 탐색하고 인양이 가능한 바다는 지구상에서 단 5%밖에 안된다. 신안 앞바다 중국 원나라 난파선이 발견된 해저는 수심 20미터에 불과했지만 인양작업에 무려 5년이란 시간이 흘렀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물론 인양만하면 말 그대로 보물선을 건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캐리비안 연안에서 보물선 찾기를 전문으로 하는 ‘아디지 머린 발굴회사’는 2007년에 1641년에 침몰한 스페인 난파선을 인양했는데 17톤에 달하는 금·은화가 실려 있었다. 화폐가치로 5억불에 달했다.

안마도 인근 바다에 수장된 것으로 확인된 난파선 인양작업이 다시 군민들의 화제가 되고 있다. 1945년 6월 장항제련소를 출발해 일본으로 가던 887톤급 민간 화물선이 미 공군기의 폭격을 받고 침몰했다는 기록이 안마도 보물선 찾기 사업의 출발점이었다.

실제로 나무상자를 가득 실은 선체가 확인되면서 인양작업이 가시화됐지만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인양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여수에 있는 인양전문 회사가 사업주와 계약을 맺고 다시 인양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군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마도 난파선에 실린 나무상자에서 무엇이 나올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우리들 내부에 잠재돼있는 ‘보물선 판타지’를 자극하는 흥미로운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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