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에 사시는 탁준 선생은 ‘우리 영광사람은 친 형제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본지 8월3일자 4면). 형제가 화목하면 크게 발전한다면서 윤리와 도덕을 지키는 자랑스러운 영광군민이 될 것을 강조하셨지요. 선생의 말씀(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했습니다. 헌데 세태는 윤리와 도덕은 내던지고 자기 편한 것만 챙기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윤리와 도덕을 지키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지요. 나보다 남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어른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지키지 않고 사는 것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씀을 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너무 자기만 알고 살아가는 것에 대한 우려입니다.

얼마 전 자기 집 앞에 불법 현수막을 걸려는 청년과 70이 다된 집 주인 사이에 있었던 일이 저를 슬프게 했습니다. 청년은 신축 아파트 홍보 현수막을 걸려했답니다. 주인이 걸어봤자 내일이면 군청에서 철거할 테니 걸지 말라고 했고요. 청년은 당신 땅이냐면서 따지고 들었다지요. 아버지를 큰 소리로 윽박지르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들이 사단을 일으켰습니다. 청년보다 10살쯤 많은 아들이 청년의 멱살을 잡은 것이지요.

청년은 경찰에 신고했답니다. 경찰의 조사를 받았지요. 아버지는 아들이 처벌 받을까봐 50만 원을 들고 신축중인 아파트 현장으로 찾아갔답니다. 소위 ‘화해’를 하러 간 것이지요. 거절당했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참으로 슬픈 이야기입니다. 우리 상식으로는 남의 집 앞에 자전거만 세워두려 해도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집을 가리는 현수막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지요. 그리고 나이 70이 가까운 어른이 억지를 부린 것도 아닌데 “당신 땅이냐”고 따지다니요. 억지는 청년이 부렸습니다.

법은 아버지를 윽박지르는데 화가 나 멱살을 잡은 아들을 어떻게 처벌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관습법은 청년을 멍석말이라도 해서 버릇을 고치는 것이지요. 청년은 아파트를 짓는 회사에도 피해를 입힐 것입니다. 직원은 회사 밖에서는 회사를 대표합니다. 24살 청년이 25살 손자를 둔 지역의 토박이 어른을 윽박지르는 회사가 발전할 수 있을까요?

이 얘기가 화제가 됐습니다. 듣는 이들 모두가 청년 학생, 특히 중·고교생들과 얽힌 경험담을 늘어놨습니다. 주로 담배를 피우는 등 탈선하는 모습을 보고 나무라다 봉변을 당할 뻔한 얘기들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아니 우리 아이들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요. 예전엔 담배를 피우다도 어른을 보면 안 피운 척 했는데요. 그러면 어른들은 못 본 척 지나가고요.

걱정입니다. 가정과 학교의 교육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남을 배려하지 못하면 나도 배려 받지 못합니다. 내 아이를 사회에 나가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아이로 키우는데 좀 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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