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정년퇴직이 1년 안으로 들어왔다. 40여 년 동안 한 직장에서 종사하다가 명예로운 퇴직을 맞게 되리라 생각하니 후회도 아쉬움도 없다.

한편으로는 교직을 천직으로 하고 살아온 지난 세월동안에 무사히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된 것이 다행스럽고, 우리나라 남자의 평균 퇴직 연령이 52세라고 하는데, 지금까지도 근무하게 해준 국가와 민족에 감사할 따름이다.

교직의 마지막은 영광에서 보내게 되었다. 교감 6년(불갑초, 묘량중앙초, 군서초), 그리고 남은 1년을 더하여 5년 동안 염산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다 보니 영광이 제2의 고향인 듯 친근하다.

어머님께서 교사였고 누나와 나. 그리고 두 자형, 아들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교사가 되었으니 단연 우리 집안도 교육자의 집안이라 하겠다.

39년 전, 등에 이불보따리와 남비를 비롯한 몇 개의 살림 보따리를 지고 첫 근무지를 향한 고갯길을 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40여년의 세월이 지났으니 참 세월이 빠르기도 하다.
  첫 제자들을 만난다는 기쁨과 설레임은 지금도 생생하고 함께 보냈던 수많은 추억들은 주마등처럼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

누군가가 인생은 기차를 타고 가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타는 역은 정해져 있지만 내릴 역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우리는 기차를 타고 있는 동안 내리게 될 종착역을 위해 대비해야 한다.

함께하는 승객 모두가 일생에서 만나게 될 수많은 사람들이다. 친척, 직장동료, 친구가 있고 가장 중요한 승객으로 나의 가족들이 있다.

이들과 살아가면서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인생의 성공이 아닐까? 나는 교사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승객중의 하나가 나의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보다 좋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도와주는 것이 나의 승객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이다.

교육은 미래를 살아갈 학생의 자아실현을 돕고 국가발전에 필요한 우수한 인적자원을 개발·육성하는 미래 지향적인 활동으로 개인의 행복과 더불어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우리나라가 높은 국가 경쟁력을 달성한 이유는 바로 교육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지개를 바라보면 가슴이 뛰는 것처럼 항상 새로운 생각을 품고, 뛰는 가슴으로, 지나온 교직생활을 뒤돌아보며 남은 1년 동안의 염산교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

조장근 염산초등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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