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진흙덩이가 훌륭한 도공을 만나 신비의 푸른 빛 청자를 빚어내듯이, 고소한 우유가 유산균을 만나 맛있는 요구르트를 만들어 내 듯이, 못난이 메주가 푸른곰팡이를 만나 군서초 교장 김옥경구수한 된장의 재료가 되듯이, 훌륭한 도공이 되어 우리 학생들에게 유산균과 푸른 곰팡이로 파고들어 훗날 행복한 추억으로 이 작품들을 더듬고 싶었습니다.

초심이 퇴색되지 않기를 소망하면서 살아온 지 어느덧 35년 세월. 한번도 후회해 본적 없는 이 교직의 길을 돌아보며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순수하고 착한 우리 학생들을 봅니다. 아름다운 영광 군서에서 새내기 교장을 시작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한 가족처럼 따뜻이 대해주는 이곳 기관단체장님들·학부모님과 함께한 시간들은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학교를 개방하여 서로 도움을 주고 운동회와 학예회등 지역민과 함께하는 학교로 더불어 살아갈 것입니다.

서로 손 내밀어 한아름의 아름다운 수국을 피워내듯이 영광군청과 우리 군서 청년회의 도움으로 우리학교 4·5·6학년 학생들이 왕복 비행기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무료로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여름이면 무성하게 자라는 풀들을 제거해주고, 겨울이면 폭설로 쌓인 등굣길을 트랙터로 밀어주는 지역민들의 따스한 손길 속에서 우리 학생들은 저절로 감사와 배려와 따뜻한 사랑을 배우며 다음에 되돌려줄 아름다운마음을 가꿀 것입니다.

결코 약자를 무시하지 않는 따뜻한 사람, 항상 웃는 얼굴로 인사 잘하며, 칭찬하기 좋아하는 착한 심성으로 성장해 주리라 믿습니다. ‘내일의 행복한 휴식을 위해 오늘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자’ 고 노력했던 저의 삶의 자세를 사랑하며 조심히 전해봅니다. 우리 군서초 학생들은 땀과 노력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으로 꼭 훌륭히 자라주길 소망하면서, 사랑과 열정으로 뭉친 우리선생님들과 함께 남은 임기동안 튼튼한 기본실력과 바른 심성을 가꾸는 교육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김옥경 군서초등학교 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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