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농민을 둘러싼 파문이 의학계로 번졌다.

‘병사’ 판정을 한 서울대병원의 처신에 대해 서울대 의대 재학생들과 선배 동문들이 비판 성명을 냈다. 서울 의대 학생 102명이 “선배님들께 의사의 길을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자 동문 365인이 이에 동조로 화답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한 것이다. 서울 의대 출신인 안철수 의원도 병사가 아닌 ‘외인사’가 분명하다며 힘을 실었다.

‘병사’ 혹은 ‘외인사’ 판정은 검경의 부검 시도와 긴밀히 닿아있기에 서울 의대 파문을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뜨겁다. 유족과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 대한 정부책임을 묻는 측은 검경의 부검 시도가 백씨의 죽음에 물대포가 직접 원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음모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병원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서울 의대 재학생· 동문들 또한 국가중심병원인 서울대병원이 이들 국가권력의 음모에 동조하고 있다는 의혹을 성명을 통해 발표했기 때문이다. 서울대 병원이 이에 대해 향후 어떤 자세를 보일지 국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병원장이 박 대통령의 주치의였다는 언론의 보도도 나온 마당이다.

모든 의대 생들은 의사의 길로 나서기 전에 의사의 양식과 윤리를 다짐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라는 의식을 거친다. 그 선서에는 이런 문구들이 있다.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비록 위협을 당할지라도 나의 지식을 인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서울 의대 재학생과 동문들은 병원 측에 바로 이 고귀한 의무를 되묻고 있는 셈이다. 물대포로 백남기 농민이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은 국민적 상식이다. 서울대 병원 너마저…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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