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이 군 의회에 제출한 2회 추가경정 예산안은 한 마디로 실망스럽다. 세부적 사항은 발표되지 않아 모르겠으나 교육 예산이 전체 예산의 0.45%인 20억6천여 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 실망을 넘어 불안을 금치 못한다. 물론 어느 분야 치고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는 만큼 그 효율적 배분에 고심한 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최소한 영광군이 미래에 희망이 있는 자치단체라는 점을 군민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영광을 비롯한 농어촌 자치단체들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인구가 현저히 줄어들고 아이 울음소리는 듣기 어려운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는 그 같은 주장에 공감한다. 영광군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영광공동체의 붕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곧 영광공동체의 유지 발전에 지역의 역량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고인 것이다. 그렇다면 영광군 예산 편성의 원칙은 당연히 공동체 유지에 있어야 한다.

예산의 수요는 끝이 없다. 당연히 모든 분야로부터 박수를 받는 예산안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예산안은 그 시대의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눈 앞 보다는 미래를 가꾸는 데 투자해야 한다. 오늘 보다 내일을 보는 통찰을 담아내야 한다. 오늘의 어려움은 우리가 안고 내일의 세대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철학이 보여야 한다. 목소리의 크기에 따라 응답하지 않고 시대적 담론을 실천하는 소신을 보여야 한다.

영광군이 보여준 예산안 어디에도 어떻게 해야 우리에게 무엇보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영광공동체가 붕괴되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농업이 어렵고 지역경제가 어려운 것은 오늘 우리가 이겨내면 된다. 더 어려운 시대도 뚫고 온 우리다. 당장의 불편하고 아쉬운 것 정도는 참아내야 한다. 그래야 영광이 사라지지 않는다. 평범한 예산안은 평범한, 오늘에 급급한 영광일 수밖에 없다.

지역의 미래는 미래의 주역이 될 미래 세대에 달렸다. 그들,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가 미래를 좌우한다. 지역 발전의 핵심이 여기 있다. 교육이 답이다. 교육에 투자해야 미래가 있다. 교육열이 세계 최고인 나라에서 교육 투자가 인색한 것은 아이러니다. 교육으로 공동체의 붕괴를 막아야 할 영광군의 교육 분야 예산은 마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메시지로 들린다. 더 나은 교육을 바란다면 영광을 떠나라는 소리로 들린다. 군 의회 심사 과정에서라도 바로 잡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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