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2020년은 '쥐의 해', 경자년(庚子年)이다. 특히 새해는 힘이 아주 세 쥐의 우두머리격인 흰쥐의 해다.

시간상으로는 자시라 하여 한밤중인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를 의미 한다. 한밤중에 만물을 탄생시킬 양기가 불씨처럼 점화되는 그런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 만물의 씨앗을 잉태함을 상징해 번성과 번영을 뜻하기도 한다. 쥐의 생산능력을 빗대어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쥐와 관련한 땅 이름이 전국에서 전남에 가장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남도에 따르면 쥐를 담은 전국의 지명 64개 가운데 39%인 25개가 전남에 몰려있다. 전북 9개, 경남 6개, 경북 5개, 대전 3개 등이 뒤를 이었다.

도내 분포를 살펴보면 60%인 15개가 섬이나 바닷가 등 서남해안에 자리한다. 신안군 증도면 '쥐섬' 등 섬 이름이 4개로 가장 많다. 내륙에서는 나주시 봉황면에 아홉 마리 쥐가 모여드는 형국을 뜻하는 구서고(九鼠庫)가 있다.

쥐가 숭배와 혐오를 동시에 받아온 이중성이 반영된 사례도 있다. 곡성군 오산면에서는 쥐가 다닌다는 뜻의 현서(縣暑)마을이 폐촌됐다가 어진 세상을 만들자는 선세(善世)마을로 이름을 바꿔 살아났다.

쥐와 관련된 이름이 특별히 많은 것은 고대로부터 농경마을로 자리 잡고 살아온 데서 비롯된 것이라 유추된다. 곡식 도둑이라 천대를 받긴 했지만 어떻든 인간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살아온 동물이 쥐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때문에 쥐와 관련된 옛 얘기들이 유난히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쥐 이름의 지명이 많은 것에 걸맞게 새해에는 쥐와 같은 생명력으로 전남이 번성했으면 좋겠다.

◇박호재(朴琥載) 편집위원 약력

본적 : 전라남도 함평군 학교면 복천리 913

◇학력

전남대학교 대학원 졸업/ 도시계획 전공/ 공학석사

전남대학교 졸업/ 건축공학과

◇경력

前 (재)광주비엔날레 공공미술전 큐레이터

前 광남일보 편집국장

前 전남매일 편집국장

前 광주전남 뉴시스 취재국장

前 광주북구청 '문화의 집' 운영위원장

前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정책실장

前 (재)광주문화재단 문화사업실장

前 아시아경제신문 호남본부, 부사장 겸 편집인

現 프레시안 (Pressian) 취재국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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