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원전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작은 틈새로 새어나온 방사능이 많은 국민들의 생명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반핵운동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한빛원전은 건설 시작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건설 단계에서 많은 자재들이 뒤로 빼돌려졌음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최근 불거진 격납건물 공극과 증기발생기 이물질 사건, 크고 작은 사고 등은 부실 공사와 운영 미숙을 입증하고 있다.

공극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격납건물 외벽에 철근들이 튀어나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부실공사의 극치다. 그런데도 한빛원전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다 다시 지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늘 그래왔듯 한빛원전은 감추려한 것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감추려하지 않았다면 왜 외부에서 먼저 이 같은 사실을 들춰냈겠는가. 늘 그래왔듯 어떻게든 쉬쉬하며 덮고 넘어가려 했음이 분명하다. 용서할 수 없는 고질병이다.

3·4호기 공극사건 등으로 본부장 등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있었다. 늘 그래왔듯 새로운 진용은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안전한 원전으로 거듭나길 바랐다. 특히 현 체재는 공극 등으로 인한 가동중단 사태라는 홍역을 치른 후속인사다. 그런 만큼 지역사회와의 신뢰관계를 맺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됐다. 그런데도 쉬쉬하려다 들켰다. 늘 그래왔듯 숨기려하지 않았다고 변명한다. 지역민들의 기대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태도다.

우리는 한빛원전의 은폐와 변명을 고쳐지지 않는 고질병으로 간주한다. 지역사회에 숨기고→ 들키고→인정하고→사과하고를 반복하는 고질병 말이다. 영광은 늘 그랬듯 안전만 담보되면 기왕 건설한 원전의 가동은 문제 삼지 않는다. 일정부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안전한 시설과 운영상의 문제점을 은폐와 변명으로 일관하는 행태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아무리 큰 경제적 이익이라 해도 생명을 담보로 사고 가능성 있는 원전 운전은 용인할 수는 없다. 물론 해서도 안 된다. 큰 댐도 작은 모래가 빠져나가면서 무너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원전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 영광은 이제 한수원 측이 아무리 용서를 구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한다 해도 믿을 수가 없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문제가 된 3·4호기를 비롯한 모든 원전의 운영을 지역민들이 직접 나서는 방안을 제안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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