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 인데 줄여서 창업수성 이라고도 한다. 때는 서기600년 무렵 당(唐)나라초기의 태평성세를 당초 3대의 치 라고한다. 정관의 치(貞觀之治:태종) 영휘의 치(永徽之治:고종) 개원의 치(開元之治:현종)를 말한다. 이 시대에 황제가 사치(奢侈)를 경계하고 현명한 신하를 잘 써서 나라가 잘 다스려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당태종 이세민(李世民) 시대가 후세에 거울이 되고 있다.「길에 떨어진 물건도 주워가지 않고 도둑이 없어서 장사꾼이나 여행자들이 안심하고 아무데서나 잠을 잔다」고 할 정도로 태평한 세상이었다. 태종이 현신(賢臣)들과 함께 정사를 논한 것을 모아 만든 책이 요즘에도 위정자들에게 많이 읽히는 ≪정관정요(貞觀政要)≫다.

정치가 잘되어 정관의 치가 이룩될 수 있었던 것은 태종이 사치를 경계하여 모범(模範)을 보이고 많은 현신을 등용했기 때문이다. 정관 초에 결단력(決斷力)이 뛰어난 두여회(杜如晦)계략(計略)에 밝은 방현령(房玄齡) 강직(剛直)하기로 소문난 위징(魏徵) 청렴(淸廉)한 왕규(王珪) 등이 태종을 잘 보필했으므로 가능했다.

어느날 태종이 왕규에게 “그대는 이하 여러 신하들과 비교해서 어떤가?”라고 물었다. 왕규가 대답하기를 “부지런히 나라를 받들며 알고 말하지 않는 면에서는 신이 방현령에 미치지 못합니다. 재질이 문무를 겸비하여 안으로는 재상, 나아가서는 대장노릇 할 수 있는 점에서는 신이 이정(李靖)을 당하지 못합니다. 군주가 요순과 같지 않음을 부끄러이 여겨 간쟁(諫諍)을 자기에 임무로 삼는 데에는 위징을 따르지 못합니다.”

또 태종은 전에 가깝게 지내는 신하들에게 이렇게 하문(下問)한 적이 있었다. “ 제왕의 사업은 창업이 어려운가? 수성이 어려운가?” 상서좌복야(부총리급)인 방현령이 대답한다. “어지러운 세상에 많은 영웅들이 일어나 이를 쳐서 깨뜨린 뒤라야 항복을 받고, 싸워 이겨야만 승리를 얻게 되므로 창업이 어려운 줄로 아옵니다.” 그러자 위징이 말했다 “제왕이 처음 일어날 때에는 반드시 먼저 있던 조정이 부패(腐敗)해 있고 천하가 혼란에 빠져 있기 때문에 백성들은 무도한 임금을 넘어뜨리고 새로운 천자를 기뻐 받들게 됩니다. 이것은 하늘이 주시고 백성들이 따르는 것이므로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천하를 얻고 나면 마음이 교만(驕慢)해지고 편해져서 정사에 게으른 나머지 백성은 조용하기를 원하는데 부역에 쉴 사이 없고 백성들은 피폐해져 있는데 나라에서는 사치로 인한 필요 없는 공사를 일으켜 세금을 거두고 부역을 시키고자 합니다. 나라가 기울게 되는 것은 언제나 여기서부터 시작 됩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수성이 더 어려운 줄 압니다.”

결국 창업이 쉽고 수성이 어렵다는 말은 위징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당태종은 두 사람 말이 모두 옳다고 한 다음 “그러나 현재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오직 수성뿐이니 우리 다 같이 조심하자”고 말했다. 수성이 어려운 것은 나라뿐이 아니다. 어떤 단체나 개인 사업도 벌이기는 쉬어도 계속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이경일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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