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에서 교직 생활을 한지도 5년이 거의 되어 간다. 영광의 교직 근무 5년은 큰 의미가 있다.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는 첫 경험이기 때문이다. 작은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안타까움을 느끼는 것은 매년 신학기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작은 학교를 떠나 큰 학교로 떠나는 학부모님에게 묻는다. 왜 떠나시느냐고. 대부분의 학부형 대답은 항상 아이 교육 때문이란다. 그리고 작은 학교에 있으면 아이들 실력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교육이 농촌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항상 답하는 걸 듣는다.

대부분의 교직 생활을 고등학교에서 보낸 경험으로 볼 때, 농어촌에서 온 작은 중학교 출신 학생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성공하는 사례를 예상외로 많이 보아 왔다. 이러한 사례를 가까운 영광 관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수한 학생이 입학한다는 ‘교육대학’을 입학하는 학생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면 단위 작은 중학교 출신 학생들도 상당히 많이 진학하고 있고 우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를 보면 무조건 작은 학교를 떠나 큰 학교로 떠난 학생들이 처하는 교육 환경이 더 나아지고 학생들의 성적이 더 오른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이렇듯 고등학교 3년간의 학교생활이나 대입 성적을 비교하면 출신 중학교의 규모가 학생의 성적을 좌우하지 않음을 통계적으로 알 수 있다. 오히려 아이들의 성장은 학교규모가 아닌 초·중학교 시절 선생님들과 얼마나 많은 교감을 갖고 긍정적으로 학교생활을 했는가, 얼마나 많은 의미 있는 교육적 경험을 하였는가, 얼마나 많이 자기 스스로 해나갈 수 있는 힘을 길렀는가가 중요하다.

이러한 교육이 가능한 곳은 어디일까? 작은 학교는 교사와 학생의 비율은 학생과 교사를 일대일로 잇는 전인교육을 하기 위한 최상의 조건을 지니고 있다. 선생님들과 함께 교감하는 프로그램과 활동이 큰 학교보다 월등히 많다. 수업 환경은 어떠한가? 15명 이내의 학급 구성으로 가장 교육적 효과가 높은 구성비를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소외될 수가 없는 구조이다. 수십 명이 한 학급으로 이루어진, 한 학년이 백 명이 넘는 곳과 수업환경을 비교할 수 없다.

물론 작은 학교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단점도 있다. 적은 친구관계, 소규모 행사 등으로 인해 학생들의 관계형성을 걱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은 작은 학교 간 협동학교 운영으로 행사와 체험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시행하여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작은 학교는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서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은 학교이다. 단점은 학부모와 함께 머리를 모으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일 뿐이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초·중학교 때 큰 학교로 보내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가를 되물어 볼 필요가 있다. 교육문제가 농촌의 작은 학교를 떠나는 그 결정의 핵심에 있지 않다. 혹, 그저 성적향상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와 막연한 생각, 그리고 부모님들의 도시생활 향수나 생활의 편리함을 좆는 통속성을 아이의 교육문제로 덮는 것은 아닐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농촌 삶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교육을 핑계 삼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내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해.

맹모삼천지교는 학교가 아니라 주변 환경의 위해성을 경고한 고사이다. 만일맹자의 어머니가 지금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선택한다면, 시골의 작은 학교를 떠나 도시학교로 전학 갈까?

신원호 염산중학교 교사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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