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부끄러운 고백을 하겠습니다. 촌놈으로 태어났지만 낫질을 못합니다. 농삿일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친구가 짐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는 지게를 지며 힘들어 하기에 그 정도 가지고 낑낑 대느냐며 웃었습니다. 져보라더군요. 웬걸, 일어서지도 못했습니다.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아도 직접 해보지 않은 일은 서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말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재앙’이라고요. 아이를 가져보지 않았고, 시장에 콩나물을 사러간 적도 없고, 자식 교육 고민은 물론 취직 걱정도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국민의 삶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었지요. 쉽게 보이는 일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못합니다. 삶의 무게를 모르는 대통령에게 국민의 삶은 추상적일 뿐이어서 관심조차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출발부터 비정상의 연속이었습니다. 인사 청문회 대상자는 거의 전부 저 잘 살겠다고 땅 투기, 병역 면제, 위장전입을 해가며 부자가 되고 출세를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인가 만사인데 정권이 제대로 운영되겠습니까? 취임하자마자 대통령 따라 미국에 간 윤창중이 호텔에서 술에 취해 성희롱하다 국제적 망신을 샀습니다. 박 정권이 실패할 조짐이었습니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끝내 변하지 않았습니다.

고집이 세다고, 불통이라고들 했습니다. 우리가 모르고 한 ‘소리’였습니다. 대통령은 꼭두각시였습니다. 사이비 종교인 부녀로부터 조종당하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의 실체를 알아버린 박관천의 말은 사실이었습니다. 최순실에게 놀아났습니다. 나라꼴을 우습게 만들었습니다. 국민들 가슴을 찢어 놓았습니다. 청년들이 말한 ‘헬조선’이 바로 우리나라의 오늘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에 대통령은 없습니다. 대통령에게 수습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걸레는 빨아도 걸레이기 때문이지요. 속없는 대한민국은 지금도 박근혜라는, 대통령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의 입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거국내각과 총사퇴를 요구하면서요. 추락하고 있는 대한민국을 박근혜가 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아직도 대통령 대우를 하겠다는 것입니까?

국회의장과 대법원장, 총리는 무엇하는 사람들입니까? 정치인들은요? 월급이나 세비 받아먹으며 특권 누린 값을 해야지요. 식물 대통령 제쳐두고 얼굴 맞대고 수습책을 만들어야지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국정 안정입니다. 대통령의 안정이 아닙니다. 최순실의 아바타만 쳐다보며 나라가 결딴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지요.

현재 상황의 답은 과거에서 찾는 것이 현명합니다. 멀리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정국을 어떻게 수습했습니까? 고건 총리의 신속 정확한 조치로 대한민국은 안녕했습니다. 고건 전 총리에게 다시 나라를 위한 헌신을 요구하고 정치권이 전폭 지원을 하는 것이 대한민국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요? 80대의 등소평이 중국 부자의 길을 열었습니다. 고건 전 총리 이제 78세입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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