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중 법성면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팀장

2016년 6월부터 5개월간 부모의 국적이 다른 학생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활동을 하였을 때였다. 처음 멘토링을 진행할 때 누군가가 교실 방문을 빼꼼히 열고 아무 말도 없이 제자리에 서서 방 안에 들어오기를 망설이는듯 하였다. 잠시 동안 정적이 흐르고 “들어와서 옆에 앉아도 돼. 여기 앉을래? 나는 ○○○ 멘토 선생님이야.”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하나둘씩 방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다.

매주 토요일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처음에는 학생들이 거리감을 두고 쉽게 다가오지 않아 고민을 하였는데 야외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을 때였다. 중학생정도 되어 보이는 학생들이 우리 학생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다문화 학생들이다”라고 말하는 거였다. 그 순간 “왜 다문화라고 불러야만 하는 걸까?”라 생각하며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그 중학생들이 의도적으로 말을 한건 아니겠지만 다문화라는 표현이 나와 너를 구분 짓는 느낌이 들었다. “너희와 우리는 달라.”

그냥 ‘아빠 엄마가 다른 국적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굳이 ‘다문화’라는 표현을 통해 ‘별개’로 ‘구분지어지는’ 그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그때 나도 멘토를 처음 시작했을 때를 되돌아보니 저 학생들처럼 단어적인 표현만이 아니라 “이 학생들은 남들과 틀린게 아니라 다를 뿐이니까 더 관심을 갖고 잘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였었다. 그날 나는 이 생각이 하나의 고정관념을 갖게 되고, 교육적 목표와 접근 또한 일반 학생들과 다르게 다가가려 했던 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남들과 다르다는 생각으로 인한 다른 대처가 당사자인 학생들에게는 관심이 아니라 차별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그때부터 ‘보통학생’이라는 생각을 하며 다가가자 학생들도 점차 나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사람들은 쉽게 남을 걱정하곤 한다. 사실 이 걱정이라는 단어는 쉽게 편견을 만들고 상대방에서 역으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걱정과 편견은 종이 한 장 차이임을 새겨야 한다. ‘힘들어 보인다.’라는 주관적인 관점에서 그 상황에 대해 동정하고 연민만 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이 되어 여러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생각하는 범위와 크기가 넓어지면 수용력, 표용력이 자연스럽게 생성되어 Sympathy보다는 Empathy부분이 강화된다.

어른의 관점이 아니라 학생의 관점에서 다가간다면 학생들 스스로 강제적인 변화보다는 조금씩 정오의 태양과 자정의 암흑에 익숙해지는 것, 빛에 따라 ‘넓어졌다. 좁아졌다.’하는 갈색 홍채와 동공처럼 능동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라는 책을 보면 힘든 환경 속에서도 아이들은 차별과 다양성이라는 난제를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씩 돌파해 나간다. 때로는 풀리지 않는 문제에 부딪히더라도 과감하게 정면을 향하며 새로운 무언가와 마주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아이들의 태도는 같은 고민을 짊어진 동시대의 어른들에게 큰 용기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이미지=마더피아>

김민중 법성면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팀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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