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가상공간이라고 불리며 사이버, 온라인, 인터넷, 정보통신망 등으로 표현되는 세상은, 마치 공기처럼 정확한 설명이 없어도 그 존재를 느끼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음껏 누리게 되었다. 산업의 한 부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파워블로거, 빅데이터 분석가 등 새로운 직종이 생겨났다. 또한 엄청나고 다양한 정보가 쉽게 공유될 수 있고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 넘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마력이 이 공간을 더욱 위대하게 만들면서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네티즌의 댓글반응을 뉴스로 다룰 정도로 그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 공간에서는 무분별하게 팝업창으로 음란사이트가 링크되는 일,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를 유포시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망가뜨리는 일, 국가기관의 사이트를 해킹하여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단을 유포하는 일, 게임 아이템 또는 게임 머니를 현금으로 팔거나 사기 치는 일, 사이버 명예훼손 등과 같이 사이버를 토대로 하는 범죄도 새롭게 등장하게 되었다. 사이버 범죄는 현실의 범죄보다 파급력이 강하여 사회에 치명상을 입힌다.

다양한 사이버 범죄 중 사이버의 마력을 이용하여 사람을 괴롭히는 일을 흔히 사이버 폭력이라 부르는데, 최근 남자 대학생들 단체 카톡방에서 벌어진 여학생에 대한 심각한 성희롱 사건, 사회의 이슈가 된 사건의 주인공에 대한 신상털기, 강남패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의해 사이버 명예훼손죄로 처벌된다. 이 규정은 형법 제307조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사실을 공공연하게 적시한 경우에 성립하는데,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과 더불어 공연성의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판례는 전파성이론에 근거하여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이 충족되었다고 본다. 인터넷은 높은 전파력을 가졌기 때문에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작성된 명예훼손적 게시물은 항상 불특정 다수인이 인지할 수 있는 상태일 수밖에 없어 공연성은 곧바로 충족될 것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지적하였던 음란 사이트 ‘소라넷’의 존재에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몰래 촬영한 신체의 사진을 게시하는 행위가 사이버 명예훼손죄, 성폭력특별법에 따른 성범죄에 해당함을 지적하는 것 이외에 ‘소라넷’ 사이트 운영자의 법적 책임을 지적하며 사회적 논의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굉장히 중요하다.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On-line Service Provider)가 제공하는 게시공간에 게시된 명예훼손적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위와 같은 게시물로 인해 피해를 받고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을 요구할 경우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는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차단할 주의의무가 있다. 안타깝게도 명예훼손적 내용이 게재된 경우 관리의무를 규정하고 관리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형사제재를 인정하는 규정이 없다. 하지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가 피해자로부터 게시글 삭제 요청을 받고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부작위에 의한 불법행위책임을 이유로 민사상책임을 인정한다.

사이버 공간은 익명성 때문에 피해자의 고통이 당장 눈에 보이지 않아 무분별하게 자극적이고 과장되게 표현하고, 자신의 의도한 것보다 빠르게 퍼지면서 순식간에 회복 불가능의 수준에 이르게 되므로 사이버 공간에서 표현의 자유는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다. 만약 사이버 명예훼손 피해를 경험하게 된다면 신속하게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하여 도움을 받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인터넷피해구제센터를 통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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