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신세계, 아웃도어 최대 90% 할인 떨이 판매

'황금알을 낳는 거위'. 패션업계에서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아웃도어 시장을 이렇게 불렀다. '등골 브레이커'(부모 등골 휘게 할 만큼 비싼 제품)로 불릴 정도로 패딩 점퍼가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 고등학생들에게 등골 브레이커였던 ‘노스페이스(THE NORTH FACE)' 등 수많은 브랜드의 페딩을 왜 안입냐는 질문에 “그 브랜드 아직 안망했어요?” “그걸 누가입어요!” “쪽팔리게요!”라는 말들을 서슴없이 한다.

'빅5' 아웃도어 브랜드 연간 매출액은 7000억~8000억원대로 늘어났고, 직원들에게 수천만원씩 성과급을 지급할 정도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캐몽'(캐나다구스+몽클레르)이라 불리는 고가 브랜드를 찾는 사람도 늘어나면서 해외 브랜드도 앞다퉈 국내 시장에 상륙했다. 실제 3~4년 전만 해도 백화점 상품기획자 가운데 아웃도어 담당자의 승진이 가장 빠를 정도로 전체 매장에서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아웃도어 시대는 2014년을 기점으로 성장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전년(7조4000억원)보다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 아웃도어 매출은 전년보다 5.9% 줄었다. 2013년 15.6% 성장한 이후 2014년에는 1.8% 감소했다. 실제 지난해 빅3 아웃도어브랜드인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K2 등의 매출은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블랙야크는 지난해 매출이 5017억원에 그쳤으며, K2는 8.6% 줄어든 3667억원을 기록했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급격히 줄어든데다가 신생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의 난립으로 가격 경쟁이 심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브랜드는 재고 떨이를 위해 가격 할인 이벤트도 매달 진행하고 있다.

7년 전인가. 거리에 어느 신사가 양복팬츠에 아웃도어(오리털점퍼)를 입고 거기에 구두를 신고 출퇴근하는 걸 보고 경악했던 적이 있다. ​도대체 저것은 어떤 패션인가? 전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던 “북쪽얼굴(THE NORTH FACE)” 오리털 점퍼!

또 한때는 고등학생들 사이에 나와 다른 옷을 입었다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을 왕따시키는 어리석은 일도 발생했었으며, 집 뒤 야산을 등반하는 사람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정도는 등반할 때 입을 등산복을 입고 등산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었다.

이렇게 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 “커피 공화국”에 이어 “아웃도어 공화국”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했듯, 대한민국은 아파트로 망하고, 커피 프렌차이즈 업체와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망하고,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아웃도어 의류업체가 살아남기 힘든 날이 찾아 오고야 만 것이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백화점 의류매출의 간판격이었던 아웃도어 매장들이 속속 방을 빼는가하면 후발주자 브랜드들은 잇달아 사업을 접고 있다. 최근 들어 아웃도어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는데다가 신장세도 꺾여 마이너스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이렇게 아웃도어 매장의 몰락이 예견되어 왔지만 영광군은 시골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좁은 군단위 지역이지만 아웃도어 매장만 8개 업체나 상업중에 있다. 이렇다보니 영광군은 이미 아웃도어 포화상태에 있으며, 좁은 지역에서 브랜드간 세일경쟁 양상은 시장규모 대비 몰락하는 아웃도어 문화로 치킨게임(서로 마주 본 자동차가 돌진해 누군가 피하지 않으면 공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통해 승자를 가리는 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업계 전문가의 말이다.

이런 상황에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돌파구는 가격부분에 있다고 본다. 한 예로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예전부터 유명 해외브랜드의 가격정책을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아무리 고급화 기능성을 떠들어대도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이렇게 비쌀 이유는 없어 보인다.

“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와닿는 부분은 누가 뭐래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가격부분이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남기고 싶은 말은 어떤 광풍이든 광풍으로 끝나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광풍 뒤에는 언제나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 피해자가 바로 나, 우리가족, 선후배, 친구들이 될테니 말이다.

“아무튼 이번 기회에 국내 여러 아웃도어브랜드들의 상품이 거품 빠진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창수 기자  news@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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