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선물을 받았습니다. 아주 기분 좋은 선물이었습니다. 영광군 정진삼 기획예산실장이 보낸 가래떡 한 상자입니다. “오늘은 가래떡 데이입니다. 우리쌀 소비 촉진을 위해서 가래떡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가래떡 데이’는 처음 들었습니다. 알고보니 2006년부터 ‘농업인의 날’을 알리기 위해 시작됐답니다. 우리쌀 소비 촉진을 위한 행사인데도 모르고 있었다니 부끄러웠습니다.

11월11일을 ‘빼빼로 데이’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국적 불명의 그렇고 그런 날들 가운데 하나로만 알았지요. 빼빼로는 롯데제과가 83년 출시한 가늘고 긴 과자입니다. 여학생들이 우정을 전하며 빼빼로 처럼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고 선물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96년부터 1자가 네 개인 이날을 ‘빼빼로 데이’라고 했다니 올해가 20주년이 됩니다. 10년 늦게 태어난 가래떡 데이는 아직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다는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우리 쌀은 지금 고통 받고 있습니다. 주식이면서도 처치 곤란한, 혹은 골치 아픈 대상으로 푸대접 받습니다. 가래떡 데이는 우리쌀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날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빼뻬로 데이로만 알았던 저에게 가래떡 데이를 소개해준 정 실장에게 감사합니다. 우리쌀 소비를 위해 가래떡 한 상자를 보낸 신선한 발상에 박수를 보냅니다. 방정맞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영란 법’이지요.

정 실장은 ‘우리쌀 소비 촉진을 위해서’라고 했으니 부정청탁금지법을 위배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고통 받고 있는 우리쌀 소비를 촉진하는데 일조했으니 박수를 받아야겠지요. ‘김영란법’으로 커피 한잔도 나누기 껄끄러운 시기에 공개적으로 선물을 보낸 ‘소신’도 함께 받겠습니다. 군정도 군민을 위해 소신껏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여지껏 받은 선물 가운데 가장 의미 있는 선물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우리쌀 소비 촉진에 나서주신데 대해. 또한 저에게 ‘가래떡 데이’를 알게 해주신데 대해.

달력 속에 11월 11일을 ‘가래떡 데이’라고 알려주는 제7공화국을 기대합니다. 연말이 다가옵니다. 내년 달력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가래떡 데이’를 표시한 달력을 선물 받고 싶습니다. 우리 농민을 위해. 고통 받는 우리 쌀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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