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을 전쟁 전후의 우리 역사는 동족상잔의 비극이다. 우리 민족은 한 다리 건너면 일가친척 아닌 사람이 없을 정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민족이 죽고 죽이는 역사를 썼다는 것은 결코 이성적이라 할 수 없다. 좌우 대립이 부른 대 참사다. 그 뿌리는 남북 분단이다. 남북을 점령한 강대국, 미국과 소련의 각축에서 비롯됐다. 그것이 이웃과 일가친척을 서로 적대시하는 나라로 만들었다. 역사의 비극인 것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민족의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이제 65년이 지나간다. 그 상처는 아직 다 아물지 않았다. 아직도 아프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 아린 과거를 안고 갈수는 없다. 고통스러운 역사를 끌어안고 과거에 묻혀 사는 것은 개인에게도 나라에도 상처만 안길 뿐이다. 역사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우리 영광은 전국 어느 지역보다 그 상처가 크다. 그만큼 고통도 컸다. 갈등의 골도 깊었다.

2010년에야 발족한 한국전쟁전후 영광지역 민간인희생자 유족회가 영광에 위령탑을 세우고 위령 공원 조성에 나섰다. 민간인 희생자는 전국적으로 6만 명에 달한다. 영광지역에서만 21,225명이 희생됐다(52년 공보처 조사). 무려 35.4%에 달한다. 그중 영광 거주자는 5,351명으로 집계됐다(15년 유족회 조사). 멀리는 산청·제주 등, 가까이는 함평과 화순 등 전국 곳곳에 위령탑과 공원이 있다. 하지만 희생자가 가장 많은 영광은 이제야 시작이다. 희생자가 많았던 만큼 갈등의 골도 깊었기 때문이다.

유족회가 발족되고 위령탑과 공원 건립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다. 위령탑과 공원이 있고 없음이 문제가 아니다. 갈등의 시대에서 화해의 시대로의 역사 발전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희생자들의 가족이 화해를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제 영광이 답할 차례다. 지역사회가 위령탑과 공원 건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 유족회는 추진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폭넓은 참여로 역사 발전의 상징적 사업의 성공에 힘을 실어야 할 것이다.

유족회는 제7회 합동위령제가 열리는 17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벌써부터 기금을 출연하겠다는 독지가들이 나서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영광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물론 경향 각지의 향우들도 고향 영광의 역사 발전에 동참할 것으로 믿는다. 고향 사랑 바람이 일 것을 기대한다.

영광군민신문  news.@weekly.com

<저작권자 © 영광군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