凡事에留人情이면後來好相見이니라

무릇 일 머무를 사람 뜻 뒤 올 좋아할 서로 볼

범 사 유 인 정 후 래 호 상 견

위 문장은 명심보감 戒性篇(계성편)에 있는 글이다.

여기서 범사(凡事)는 모든 일을 말하며, 인정(人情)은 남을 생각하고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씨를 말한다. 모든 일에 남을 도와주면 다음에 볼 때는 얼굴 붉히기보다는 반가워할 것이다.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는 뜻이다.

하루하루가 너무 고된 사람에게는 이런 말 자체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다. 내 입이 먼저고 남의 입이 그다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내 현실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도 남을 이해하고, 남이 힘들 때 말 한마디 들어주는 것도 인정(人情)이라고 생각된다.

물질 만능 주의에 빠진 사회지만 아직은 조금이나마 따뜻한 말 한마디가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사회다. 남에게 물질이든 말이든 남에게 도움을 주면 다음에 볼 때는 더 아는 척 하고 싶고, 말도 먼저 걸게 될 것이다. 하지만 너무 과하거나 나쁜 뜻으로 인정(人情)을 베풀면 안 된다. 인정을 남긴다고 뇌물을 준다든가, 청탁성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다.

중국에는 ‘꽌시’(관계)문화가 있다. 꽌시 문화가 장점도 있지만 변질하여 부정부패를 만들어 내는 문화가 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도 올바른 인정(人情)문화가 필요하다. 평소 인간관계 맺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남을 위한 배려는 결국 나 자신을 위한 배려'라고 이해하면서 배려의 힘을 가르치는 일에 늘 솔선수범할 것이다.

은혜를 베풀거나 보은(報恩)을 잘해야 성공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답은 고마움을 잊어서는 안 되고, 내가 남에게 은혜를 베풀었을 때는 속히 잊어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에 대해 바람이 없어지고 보상이 없어도 섭섭하지 않다. 오늘 하루도 이웃이나 상대방에게 나쁜 말 한마디, 이기적인 행동을 하는 것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남을 도와주는 인정(人情)이 넘치는 하루가 되길 바란다.

김현수 목포 문태고 한문교사  news@ygweekl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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