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교육청 마당은 우리들의 축구 경기장이었습니다. 비가 내려 질퍽질퍽한 운동장(?)에서 새끼를 둘둘 말거나 돼지의 특정부위를 차면서도 마냥 즐거웠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60년도 넘은 그 시절 정식 축구 ‘시합’을 보기 위해서는 머나먼(?) 영광고(현재의 영광공고) 까지 가야 했습니다. 노란색과 빨간 색 줄무늬 유니폼의 화랑 팀이 우승컵을 들고 읍내를 돌며 우승 ‘세리모니’를 하던 씩씩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조응환·김자현·윤동준 씨가 고문이었고 조영표 선생을 비롯한 이언구·장길섭·조영윤·정성관(군남)·조희연·이동영·이건무(대마) 선생 등이 선수였지요. 직장·사회단체·읍면간의 경기도 활발했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곽종열 법무사와 임채택 형 등도 유명한 선수들이었습니다. 인기 종목인 축구는 군서 면민의 날의 주요행사가 되고 점차 면·리 단위 팀들이 생겨 군민의 날 행사로 발전했답니다.

현재 영광에는 많은 조기축구회가 있고 학생 팀으로 영광FC가 활약하고 있습니다. 영광FC 이태엽 감독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선수 출신이지요. 김명곤 씨도 고교 축구 스타 출신으로 축구계 인맥이 탄탄하지요. 박준상 전 해룡고 교사는 프로축구계에서 활동 중이고요. 영광 출신 축구 선수도 몇 명 있습니다. 생뚱맞게 축구 얘기를 하는 것은 요즘 코로나19로 우울한 가운데 손흥민 선수가 큰 재미를 안겨주고 있어서입니다.

영국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 주전 공격수인 손흥민 선수는 한 골 넣기도 어려운 프리미어 리그에서 한 게임에 4골을 몰아치며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6경기 7골 3도움으로 기세가 리그 최정상입니다. 축구 전문가들의 칭찬과 기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한데 세계 정상급 골잡이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니!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과 박지성을 뛰어 넘은 손흥민이 자랑스럽습니다.

축구 마니아들은 올 들어 엄청난 활약을 하는 손흥민 경기를 보고 또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BTS(방탄소년단) 못지않게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축구 마니아들은 얼마 전 경기에서 토트넘의 무리뉴 감독이 손 선수를 향해 스테이! 스테이! 하며 무리하지 말고 체력을 아끼라고 지시하는 장면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세계적 전문가들은 메시나 호날두와 골 경쟁을 할 선수로 손 선수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를 배출한 한국의 축구 수준도 자연히 높아질 것으로 믿습니다. 축구가 밥 먹여 주냐고요? 그렇습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각국의 유력자들을 면담하기가 무척 힘들었답니다. 하지만 한국 축구협회장 명함을 들이대니 만나기가 수월 했답니다. 자연히 비즈니스 성공 확률도 높아졌지요. 손 선수의 활약이 우울한 코로나19 시대 코리아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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