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라의 걸왕(桀王)과 은(殷)나라의 주왕(紂王)은 포악(暴惡)한 정치의 대명사였다. ‘토포악발’은 은나라를 망하게 만든 주왕과 관련된 이야기다. 은나라가 망하고 들어선 나라가 주(周)(서기전 1000년경)나라다. 주나라를 세운 문왕(文王)의 아들 무왕(武王)이 죽게 되자 아들 성왕(成王)이 즉위한다. 그런데 성왕은 아직 포대기에 싸인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주공(周公)은 그 어린 성왕에게 “한번 머리를 감을 때 세 번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나가 현인을 맞이하고, 한번 식사를 할 때 손님이오면 세 번 음식을 뱉어내면서 까지 나가 맞이하라(一沐三握髮 一飯三吐哺)”고 가르친다. 이를 줄여 토포악발(吐哺握發) 이라고 한다.

약500년 후 공자(孔子)께서는 주공의 이 부분을 가장 존경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조선시대 세조가 생각이 든다. 주공은 나이어린 조카를 도와 신생국(新生國)을 굳건히 하려고 온 정성을 다해 어진선비를 맞이하여 여러 번의 반란을 진압했다. 은나라의 후예(後裔)들을 회유하여 송(宋)나라에 봉하고 은나라의 제사를 이어나가게 하며 안정된 국가를 만들려고만 했지 천자가 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주공은 명망(名望)이 높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공이 이렇게 어린조카를 도울 수 있었던 것은 할머니의 위대함을 본받은 것으로 보인다. 계력의 부인이자 문왕의 어머니 태임(太任)의 영향을 많이 받은듯하다.

우리나라 현재의 오만원권 지폐에 그려진 인물이 누구인가. 우리 조상 중에 최고의 현모(賢母)로 등장한 율곡 이이의 어머니 신사임당은 여기에 나오는 태임을 스승으로 받들겠다는 뜻으로 사임당이라고 했다. 얼마나 위대한 사람인가.

이러한 사람들을 보고자란 주공은 현자(賢者)를 정성으로 맞이하면서도 혹시 자신의 정성이 부족한 것이 있어 그들의 신의(信義)를 잃을까 염려 했다고 한다. 주공이 섭정하고 있던 이시기에는 곧 몸소 먹던 음식을 뱉고 감던 머리를 움켜쥐고 사람을 만나 등용하여 정치를 하므로 감옥이 텅 비고 백성들은 태평한 세월 이었다. 국가든 기업이든 그 조직의 흥망성쇠는 사람에게 달려있다. 어진 인재를 얻으면 흥할 것이고 얻지 못하면 경쟁에서 밀려 쇠망의 길을 갈 것이다. 그러므로 인사를 책임지는 사람은 무릇 토포악발 하는 자세로 많은 사람을 만나 참다운 우국지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이경일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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