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4차 촛불집회에도 청와대 인근 율곡로 행진을 허용했다, 3차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의 집회조건 통보를 집행정지 해달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시민집회의 자유를 재량껏 보장한 잇따른 법원의 결정에 대해 국민들은 박수를 보냈다. 법원 또한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적 분노가 정당하다는 무언의 지지를 보낸 셈이다.

법원의 결정으로 지난 19일 치러진 4차 촛불집회는 시민행렬이 청와대를 반원형태로 에워싸는 학익진 형태로 전개됐다. 시위에 앞서 일찌감치 국민학익진작전지도 등 포스터를 만들어 분위기를 띄운 시위전략이 용케 맞아떨어진 것이다.

학익진은 학이 날개를 펼친 듯한 형태로 적을 공격하는 진법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기본적으로는 일렬 횡대의 일자진을 취하고 있다가 적이 공격해오면 중앙부의 부대는 뒤로 차츰 물러나고 좌우의 부대가 앞으로 달려 나가 반원형태로 적을 포위해 집중포화를 퍼붓는 전략이다. 원래는 육상전투에서 기동력이 뛰어난 기병이 곧잘 사용하는 진형이지만 해상 전투에서도 속도가 빠른 전선들이 있으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공격 패턴이기도 하다, 조선 수군들의 기본 전선인 판옥선 또한 기동력이 우수했기에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도 학익진을 활용해 왜군을 대파했다. 한산도 대첩이 바로 학익진의 무서운 공격력이 최대로 발휘된 전과였다.

95%의 국민들이 학익진의 형태로 박근혜 정권을 조여 가고 있는 중이다. 5% 지지율로 바닥에 떨어진 정권이 얼마나 더 버틸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생떼 쓰듯 청와대 빗장을 잠그고 국민과 대치하고 있다. 하늘에 대고 원군을 구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세월호 원혼들이 별이 되어 떠있는 하늘이라고 최순실 일당과 함께 국가를 사유화 한 그 죄 값을 모르겠는가. 기댈 곳 없이 백척간두에 서있는 권력 한 자락을 쥐고 재기를 꿈꾸는 그 모습이 안타깝고 초라해보이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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