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수확이 끝나면 농정 당국과 농민들간의 공방전이 연례행사처럼 벌어진다. 올해도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등 농민단체는 지난달 28일 전남도청 앞 기자회견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날 농민들은 잦은 태풍으로 수확량이 30% 정도 줄었는데도 통계청은 0.2%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농민단체들은 쌀 생산량 행정조사와 쌀 재해 지원금 특별 지급을 전남도에 촉구했다. 쌀값 안정 명분으로 비축미 방출을 검토중인 정부를 향해서는 “흉년에 쌀값을 잡겠다고 나서면 농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전남도에는 쌀 생산량 행정 조사를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3차례 태풍과 장마, 병충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쌀 농가에 특별 지원금 지급도 요구했다.

농민단체는 통계청의 올해 쌀 생산량 전망치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최근 반복해서 내놓으면서 전남도의 행정력을 이용한 쌀 생산량 통계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부정확한 통계가 빌미가 돼 비축미 방출 등 쌀 농가 소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정부 정책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농민단체는 전남도에 대해 ”수확량이 30%씩 줄어들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통계청의 발표에 공식적인 항의나 문제 제기조차도 하지 않았다. 전남도 자체 통계 자료조차 없다는 것은 더 큰 문제”라며 전남도 차원의 생산량 조사를 하고 정부 지원을 끌어내라고 요구했다.

또한 전남도에 쌀 재해지원금 특별 지급도 촉구했다. 3차례 태풍과 길었던 장마, 수해와 병충해로 생산량이 급감한 만큼, 전남도가 선제적으로 쌀 농가 구제책을 내놓으라는 주장이다.

농민단체는 김영록 지사에게 공개 답변 요청서를 보내 쌀 농가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혹시 모를 정부의 비축미 방출 계획을 막아달라고 요청 했다.

이와 관련 김영록 지사는 이날 오후 전남도청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의 농정 대전환 전국순회 원탁회의에서 “극심한 재해로 쌀 생산량이 줄어 농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피해 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조금 전 도청 앞에서 열렸다. 국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철상 기자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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