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어! 어? 하다 벼랑 끝까지 가버렸다. 영광군의 레미콘 파동이다. 수년간 오순도순 한솥밥을 먹던 운송트럭 차주들과 레미콘 제조사들 사이의 분규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봉합은커녕 협상 테이블조차 걷어 차버린 형국이다. 운송차량 측은 연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제조사 측은 운송트럭 차주들과는 협상을 하겠지만 민주노총과의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내일(23일)이면 한 달이다. 양측 모두 딱하다. 수해복구와 예방을 위한 공사 등 각종 건설 공사들이 한창 진행돼야 할 시기에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영광군도 딱하다. 영광군이 조정에 나섰으나 전혀 진척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급기야 영광군이 비상대책을 내놨다. 인근 고창군에서 레미콘 반입을 선언한 것이다. 냉정하게 보면 극단적 대립을 하고 있는 양측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돼버렸다.

레미콘 제조사가 7개나 되는 지자체에서 다른 지자체 업체로부터 자재를 매입해야하는 사태를 바라보는 영광군민의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분규 당사자들은 물론 영광군도 군민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당사자들이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먼저 영광군이 협상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 분규 당사자들도 물론 무조건 협상 테이블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명분보다 실리를 취하는 결론을 도출하기 바란다.

현 상태가 계속되면 분규 당사자들은 물론 영광군도 군민들의 비난과 분노를 살 수밖에 없다. 제 이익만을 챙기고 상대방 입장은 배려치 않는 당사자들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중재를 하지 못하고 고창군에서 레미콘을 반입하겠다는 영광군을 보는 시선도 곱지 않을 것이다. 성의가 없거나 능력이 없다는 비난을 살 수도 있다. 영광군이 분규 당사들 못지않게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이유다.

우리는 분규를 야기한 운송업자 측에 제조사 측의 ‘민노총 배제’요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포기하는 것은 협상의 기본이다. 당초 요구한 운송비 인상을 위해 다른 것은 포기하는 결단은 불가피할 수 있지 않은가 묻는다. 물론 민노총과의 관계 상처를 받을 것이다. 명분보다 실리를 챙기라는 것이다. 물론 진즉에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은 제조사 측도 사과하는 아량을 보여주기 바란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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