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집에서 애완견으로 키우는 강아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사람들이 강아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사람을 보면 반갑다고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부리기 때문이다.

사람도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이 사람이 잘생겼거나 똑똑하고 지위가 높아서가 아니고 단지 나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도 좋아한다. 이렇게 서로 좋아하는 경우를 사회 심리학에서 ‘서로 좋아하는 법칙’ 이라고 부른다. 누구나 상대가 좋아하는 만큼 나도 좋아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태인 심리학자인 앨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은 서로 좋아하는 법칙과 관련하여 시험을 진행했다. 한조의 피험자는 무의식중 방금 자신과 힘께 일한 동료가 자신에 대해 대단히 높게 평가한 사실을 들었다. 같은 시간에 다른 조의 피험자 역시 무의식중에 자신과 함께 일한 사람이 자신에 대해 부정적 평판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뒤로도 그들은 하던 일을 다시 진행했는데 그들이 앞에 들었던 평가 때문에 피험자들의 표정이 점점 바뀌어 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동료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피험자는 자신을 좋아했던 그 동료를 더욱 좋아했고 반대로 부정적인 평가를 들은 피험자는 그를 싫어했다. 인간은 이렇게 자신을 좋아하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그를 좋아한다는 것을 본인이 느끼기를 원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정말로 상대를 좋아할 때 우리의 느낌은 표정이나 몸짓 같은 비언어적 행동으로 표현되는데 상대가 쾌감을 느낌으로 말미암나 나도 쾌감은 느낀다. 또 한 가지는 내가 하는 표현을 통해 듣는 사람은 자존감이 업그레이드되어 만족감이 고조되기 때문이다. 그를 좋아하므로 그를 인정하게 되고 그 자존감이 효과적으로 전달되어 긍정적인 피드백을 가져온다.

미국의 유명한 마술사 하워드 서스톤(Howord Thurston)이 있다.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을 써서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를 만든 데일 카네기(Dael Carnegie)는 직접 서스톤을 만나 마술사로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비결을 인터뷰한 일이 있었다. 서스톤은 그냥 보통의 마술사가 아니고 40년 동안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요술계의 왕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을 때였다. 6천 만 명 이상이 그의 마술 공연을 보려고 입장료를 지불했고 그는 200백만 불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입을 얻었다. 서스톤에게 성공의 비결을 물었을 때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그의 성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소년시절 일찍이 가출을 해 부랑아로 성장했고 화차에 몰래 숨어 위험하게 무전여행을 일삼았었다. 건초더미에서 잠을 잔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으며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문전걸식으로 겨우 연명하며 비참하게 청소년시절을 보냈다. 글을 배우지 못해서 철도 연변에 써진 광고를 보고 화차 속에서 겨우 읽는 것만 배웠다.

그는 특별한 기술도 없었으며 어떤 지식도 없었다. 요술이나 마술에 대한 책자는 산더미처럼 있지만 그 정도 요술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에게는 남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정말 좋은 점 두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관객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그의 소박한 인간됨이다. 그는 예능인으로서 일인자로 인간의 마음을 터득하고 있었다. 몸가짐을 비롯하여 어투, 관객을 대하는 표정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미리 섬세하게 준비하여 적절한 타이밍에 연습한대로 구사 했다.

또 하나는 인간에 대하여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대개의 마술사들은 관객을 앞에 놓고 마음속으로 (아이고 얼빠진 사람들 오늘도 많이 모였군. 이런 무리들을 홀리기는 식은 죽 먹기보다 쉽지)하며 생각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스톤은 관객을 대하는 방법이 보통 마술사와는 달랐다. 무대에 섰을 때 그는 언제나 한결같이 (부족한 나를 보러 여기 까지 와주신 손님이 계신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당신들이 계시기에 나는 하루하루 편하게 살아갑니다. 나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습니다.)라고 마음먹는다. 서스톤은 무대에 설 때 마다 반드시 마음속으로 ‘나는 고객을 아끼고 사랑합니다.’하며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부르짖는다고 한다.

서스톤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마술은 연마한 것이 아니다, 그는 관중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가장 큰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몸짓으로 마음으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기본적인 법칙이다. 우리는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진심을 담아 보내면 상대도 그 진심을 알아볼 것이다.

그와 반대로 우리는 싫어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도 마찬가진데 겉으로는 다정해 보이지만, 싫은 감정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행동이나 표정에서 묻어 나오기 마련이다. 동양철학에 인(仁)이 많이 등장하는데 인이 서로 사랑하라는 말이다. 마음속에 깊이 있는 사랑을 인으로 표현했다. 서스톤이 한 사랑이 논어에서 말하는 인(仁)과 같은 사랑이다.

이경일 회사원(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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