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Blanket)와 같이 소중하게 여기는 애착물이 옆이 없으면 마음이 안정되지 않아 계속 안절부절 못하는 일종의 의존증(依存症)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많이 느끼는 애착을 갖는 물건은 담요가 가장 많고 이불, 인형, 옷 등 다양하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많이 완화되어 가지만 극소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스누피(snoopy)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peanuts)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주인공 라이너스의 담요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 만화 영화에는 주인공 라이너스가 항상 하늘색 담요를 들고 다니며 담요가 없을 때는 초조해 하고 불안 해 한다. 그래서 다른 이름으로 ‘라이너스 증후군’ 이라고도 한다. ‘블랭킷 증후군’은 보통 아이들이 많이 겪는데 아이들은 엄마와 같은 애착대상에서 떨어지면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담요나 인형처럼 포근한 물건들을 제2의 애착 대상물로 삼아 심리적 안도감을 얻으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도는 대부분 약해진다. 

이 같은 사물들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고 이 아이에게는 소중한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중요한 애착물이다. 제 삼자가 보기에는 평범한 인형이나 낡은 담요지만, 특히 인형은 빨기도 하고 옷을 갈아입히기도 하고 밥을 먹이는 시늉도 하는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어있다. 

애착물에 대한 집착은 대부분 만 3세 무렵이 되면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간혹 4~5세까지도 가는 경우도 있는데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만 5세가 되었는데도 집착하는 아이들은 자기 물건을 빼앗긴다는 생각 때문에 단체생활을 하는 유치원이나 학교 등교를 거부할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집에 없는 틈에 애착물을 몰래 버리거나 혼내는 것은 정서적으로 아이에게 큰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위험하다. 갑자기 집착의 대상이 사라지면 아이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고 ‘분리 불안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아이의 곁에 부모가 있다는 안전감을 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어떤 사물에 지나치게 의존을 하는 성향은 성인이 되어서도 극소수 이지만 지속되기도 한다. 애착이 단순히 물건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삶의 의미를 다른 사람의 관심으로 보상 받으려 하는 것은 애정결핍(愛情缺乏)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정도는 조금 다르지만 요즈음 젊은 세대들은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이 너무 심하다. 신조어로 포노사피엔스라는 말이 있다. 스마트폰이 장기의 일부로 보는 경향 때문이다. 즉 손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스마트폰 중독 현상을 말한다. 특히 SNS(온라인상에서 이용자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수시로 확인하고 답하고 쉬지 않고 보면서 상대에게 답이 오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SNS라기 보다는 인간관계의 집착에 가까운 형태로 변질되어 가는 것 아닌가 우려된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16년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과잉 의존 실태 조사에서 유아동의 스마트폰 과잉 의존과 관련한 위험률이 17.9%이 이른다고 발표했다. 주로 아이들이 울거나 보챌 때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보여주거나 음악을 틀어주거나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젊은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에 대한 과잉 의존 위험군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결론이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과 20대 여성들도 스마트폰 중독에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의 2G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청소년의 경우 과거에는 학교나 학원에서처럼 대부분 학습장소에서 관계가 맺어졌었다. 지금은 온라인 게임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맺어진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소통하며 관계를 형성한다. 

현재 20대 여성의 경우 보건복지부 발표에 의하면 24.5%가 스마트폰 중독을 경험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 20대 여성 4명중 한명은 스마트폰 중독이라는 의미로 여성이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하는데 관심이 높고 언어적인 재능도 뛰어나기 때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심리학자들은 “청소년들의 스마트폰에 대한 집착은 단순히 물건에 대한 집착이 아니라 온라인상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집착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집착은 심해지는데 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의존성 인격 장애‘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간은 늘 흔들리며 살아가기 때문에 누구든지 무엇인가에 기대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안정을 추구하고 위태위태한 곳을 싫어하므로 친근한 담요처럼 따스하고 포근한 존재가 내게 필요하다. 어른이 되어가며 홀로서기를 하고 삶에 격랑(激浪)이 있어도 바른 일상을 되찾아 가는 것이 사람이다. 애착의 대상이 어른에게도 필요하기는 한데 집착해서는 안 된다. 적당한 추구(追求)와 조율(調律)이 있을 때  홀로 서기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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