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미뤄지거나 중단됐다. 연례행사처럼 하던 군민과의 대화도 그중 하나다. 장성군의 경우 새해 벽두 군민과의 대화가 시작됐다. 영광군도 장성군과 마찬가지로 새 군수가 들어섰으니 1월 하순부터 군민과의 대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와 군민들이  직접 만나 대화하는 기회는 많을수록 좋다. 군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알 수 있어 좋고 원하는 바를 해결할 기회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지난 세월 매년 해온 ‘군민과의 대화’는 부정적 측면이 많았다. 군민보다는  군수를 위한 행사라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어서다. 시간 장소는 물론 당일 발언할 사안과 발언자 까지 사전에 조율된 것으로 보였다. 사전 조율을 거친 ‘군수와의 대화’는 사실상 행사일 뿐이다. 군민과 군수가 만나 친밀도를 높이는 시간이란 인상이 짙다. 다음 선거에 출마할 군수의 합법적 사전 선거운동과 다를 바 없다.

강종만 군수에게 실질적 ‘군수와의 대화’를 기대한다.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다. 대화도 매끄럽지 못할 것이다. 군민은 물론 군수도 당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발언자와 답변까지 정해진 ‘행사’로서의 ‘군수와의 대화’는 이제 개선돼야 한다. 각 읍·면민은 물론 군수도 사전 각본 없이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이길 바란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답하기 곤란할 경우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군수와의 대화’ 방식을 바꾸는 것은 군수는 물론 군민들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하던 대로 하는 것은 군수에 의한, 군수를 위한 행사일 뿐이다. 심하게 말하면 군민은 얻을 것이 없다. 반면 군수는 사전 조율된 군민들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군민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나아가 다음 선거에서 적잖은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잖다.

물론 각본 없는 대화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엉뚱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도 적잖을 것은 물론이다. 당연히 군수로서는 부정적이거나 애매한 답변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당연히 다음 선거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여길 것이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대화보다 군수의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없을 것이다. 각본에 따라 진행되는 ‘군민과의 대화’는 행사를 위한 행사일 뿐이다. 군민을 기만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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