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우리는 피아노를 치는 사람을 피아니스트(Pianist)라고 칭한다. 피아노를 구현하고 구현하여 한 단계 올라서면 음악가(Musician)라고 표현한다. 거기서 더욱 노력하고 노력하여 어느 날 대가의 반열에 오른 사람을 예술가(Artist)라고 존경하게 된다. 그 예술가 되는데 소요된 시간이 대략 1만 시간이 필요하여 ‘1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한다.

음악뿐 아니라 어떤 전문적인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 하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고 최고의 대가가 되려면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몰입(沒入)하여 훨씬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럼 1만 시간이 어느 정도 인지 한번 살펴보자.

하루 3시간이면 1주일에 20시간씩 10년이 걸리고, 하루 5시간이면 약 5년, 하루 10시간이면 3년이 걸린다. 5년 전체 시간을 환산하면 4만3,800시간이다. 천재가 아니더라도 1만 시간을 치밀하게 짜서 체계적으로 노력한다면 탁월한 경지에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캐나다 저널리스트이자 자기개발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 1963~ )의 ≪아웃라이어≫를 통해서 대중에게 알려진 용어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업주 빌 게이츠, 음악가 비틀즈와 모차르트 등 그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들의 공통점에는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고 말했다.

선천적으로 재능을 타고난 이들도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르기까지 1만 시간 이상 꾸준한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에 스웨덴 출신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K,Anders Ericsson, 1947~ )의 주장에 의하면 10년에 가까운 시간을 한 가지 일에 투자하여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하여 ‘10년의 법칙’으로 부르기도 한다. 글래드웰은 에릭슨 교수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아웃라이어≫를 집필해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솟았다.

1만 시간의 법칙이 처음으로 거론된 것은 에릭슨이 1993년에 발표한 <재능 논쟁의 사례A>보고서에서다. 에릭슨은 음악가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일류 연주자와 아마추어 연주자와의 차이의 80%는 연습 시간에 따른 것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베를린 아카데미 학생을 대상으로 세계적 솔리스트 가능성이 있는 최상급 학생과 상급학생, 음악교사를 꿈꾸는 학생 등 3그룹으로 나누고 그들의 연습시간을 비교했다. 4,000시간을 투자하면 음악교사, 8,000시간을 연습하면 훌륭한 연주자, 1만 시간을 연습하면 전문가라 말할 수 있었다.

흘린 땀방울이 많을수록 성과가 나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재능을 타고 났다 할지라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는 게 그의 연구 결과다. 또 다를 예로 허드슨 강의 기적이라 부르는 대표적 실화가 있다.

US에어웨이 1549편 여객기가 2009년 1월16일 뉴욕의 라과디아 공항을 이륙한지 4분 만에 두 번의 새때와 부딪쳐 엔진이 고장 나면서 기장의 빠른 판단력과 과감한 실행력으로 뉴욕 허드슨 강에 비상 착륙하여 승객과 승무원 155명 모두 무사히 구출되는데 성공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허드슨 강의 기적’ 이라고 부른다.

1차 충돌 시 고도는 겨우 820미터 2차 충돌 시 비행기가 가장 높이 뜬 고도가 930미터밖에 안되었다. 그때 조종간을 잡고 있던 부조종사 제프리 스카일스는 비행경력 1만 5600여 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이었다. 충돌과 더불어 매우 큰 소리가 나면서 불꽃이 튀었고 객실로 연로 냄새가 스며들어 왔다.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비행경력 1만 9600시간의 베테랑 이었던 체슬리 설렌버거 기장은 이때 침착하게 대응 했다.

우선 항공 관제소에 “항공기가 새때에 두 번이나 부딪혔다”는 무전을 보냈다. 관제탑에서는 라과디아 공항의 13활주로에 착륙하라고 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기장은 이륙했던 공항으로 회항하여 착륙을 시도 하려면 고도가 현재보다 훨씬 높은 1만 미터는 되어야 하기 때문에 라과디아 공항으로 회항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그 후 “긴급 상황이기 때문에 허드슨 강에 착륙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승무원은 승객에게 안전벨트를 매고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을 요구했다.

조종사의 훌륭한 조종술에 힘입어 허드슨 강에 무사히 안착한다. 조금이라도 활강 각도가 가팔랐다면 강바닥에 곤두박질칠 수도 있었지만 노련한 조종술에 의해 손상을 입지 않고 무사히 안착할 수 있었다. 이로써 1시간 뒤 승객과 승무원 155명은 모두 안전하게 구출 되었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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