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일 회사원

많고 많은 세상일들 중에 80대 20을의 비율을 적용하면 대부분의 현상들이 놀랍게도 간단하게 설명되며 쉽게 이해도 된다. 경제학에서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결과는 불과 20%의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논리다. 이 세상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여 대부분 측정한다. 그 부를 상징하는 돈이 평등하게 분배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고, 오히려 소수의 영향력 있는 사람에 의해 다수의 삶이 좌우 된다는 것이 여기에 말한 ‘파레토의 법칙’이다. 그래서 2080, 또는 20대80 법칙이라고도 한다.

파레토의 법칙은 약 100년 전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 1848~1923)가 처음 주장했다. 그는 소위 요즘 말하는 금 수저 출신으로 수학, 물리학에도 뛰어 났으며 경제학 사회학 분야에서도 많은 이론을 확립했다. 그중 하나가 20%의 원인에 의해 80%의 결과가 나타난다는 말이다. 파레토의 주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경우 20%는 매우 중요하고 나머지 80%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중요한 20%에 집중하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요한 20%가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파레토는 완두콩을 심어 성장과정을 거처 수확하기까지 관찰한 결과 거의 매년 수확되는 콩 중에서 80%의 콩이든 콩깍지는 전체의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비율에서 처음 힌트를 얻었다. 우연한 기회에 이탈리아 인구 20%의 사람들이 국토 전체의 80%를 소유한 것을 알게 되고서 그 비율이 경제나 사회에서도 널리 적용된다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

그럼에도 이 법칙으로 정작 유명해진 사람은 미국의 품질관리 대가로 알려진 조지프 주란(Joseph M, Juran:1904~2008)박사다. 주란 박사는 TQM(종합 품질경영)의 제1인자로 1950년대 일본의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당시 열악한 품질수준을 한층 상승시키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그때 일본에 20대80이 소개되어 10여년 후 우수한 품질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고, 그 공로가 인정되어 일본정부로부터 훈장까지 받게 된다.

주란 박사는 루마니아 유태인 이었는데 나치의 박해를 피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주하여 미네소타 대학에서 전기공학 학위를 취득해 웨스턴일렉트로닉의 검사부문에 배속되었다. 일하는 도중에 문제점이 발생한 빈도순으로 나열해 보니 문제가 불과 몇 종류에만 집중된다는 것을 파악하게 된다. 그 후 더 심도 있게 연구해본 결과 다른 수많은 영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일어남을 확인하고 ‘소수의 중요 항목과 다수의 경미항목’, 즉 ‘소수(20%)가 중요하고 다수(80%)는 사소하다.’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주란박사는 젊은 시절 파레토의 법칙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파레토가 주장한 부의 불공평한 배분을 설명하는 20대 80의 비율을 자신이 발견한 패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파레토의 이름을 따서 ‘파레토의 법칙’이라 이름 붙였다. 주란 박사는 단순해 보이는 20대 80의 비율이 품질 관리상의 경험 법칙뿐 아니라 자연현상 사회현상 비즈니스 활동 등 다양한곳에 이 법칙이 적용된다는 사실도 발견한다.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면 정확하게 20대 80이라 단정 하여 말할 수는 없다. 예를 들자면 대기 중에 질소와 산소의 양은 78대 21로 거의 비슷하다. 또한 맥주와 거품의 비율은 80대20이었을 때가 가장 맛이 있다고 한다. 메밀국수의 비율도 밀가루와 80%대 20%때가 가장 황금비율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과학적 근거가 없는 곳에서도 80대20의 비율은 많이 적용된다.

평소 자기가 즐겨 입는 옷의 80%는 자신이 보유한 20%의 옷이다. 기업 이익의 80%도 20%의 히트 상품이 올리고 소비자의 불만 역시 80%는 20%의 고객에서 나온다. 우리는 이 법칙을 잘 이용해 우수 고객 의20% 성향을 잘 파악해서 불만이 무엇 인지를 면밀히 조사하여 대책을 마련한다면 고객 관리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경일 회사원 (대한시멘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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