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도둑처럼 다가옵니다. 겨울이 아직 먼 것처럼 움츠린 틈 사이로 소리 없이 오곤 했습니다. 헌데 올 봄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것 같아 혼란스럽습니다. 10일 정도 유례없는 눈과 한파가 계속됐습니다. 봄이 아직 먼 것처럼 잔뜩 웅크리고 있는데 언제 그랬느냐는 듯 봄 날씨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무를 실은 차들이 보입니다. 대보름 추위와 꽃샘추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싫지는 않습니다.

대보름 추위가 매서우면 얼마나 매섭겠습니까? 대보름 쇠고 세 밤만 더 자면 개구리가 튀어 나온다는 경칩인지라 동장군은 이미 힘을 잃었습니다. 걱정되는 것은 추운 날씨가 아닙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꽁꽁 얼었던 남북 관계가 조금은 풀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저는 북의 선수단과 공연단, 응원단, 현송월과 김여정이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녹여줄 전령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지켜봤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겉모습은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소위 우방국들은 마땅찮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국 부통령은 도대체 왜 평창에 왔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와 미국의 관계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친구 정도가 아니라 피로 맺어진,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으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펜스 부통령이 보여준 모습은 그저 적대관계가 아닐 뿐인 오만한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대한민국은 1945년 이래 미국의 절대적 영향을 받는 나라였습니다. 깊이 생각하면 자존심은 상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결과가 그리 나쁘지도 않습니다. 최근 갑자기 서먹한 관계가 된 듯합니다. 원인은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다. 미국에 있습니다. 트럼프에게 있습니다. 북핵을 이유로 싸드를 배치해 중국과 우리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횡포입니다.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게 한국은 무엇일까요?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납니다. 주한대사는 장기간 공석입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입니다. 한국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축출할 것 같은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 이던 미국의 갑작스러운 변화는 당황스럽습니다. 미국이 북핵을 무력으로 해결할 경우 한반도와 한민족의 운명은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미국에게 한국은 우방도 혈맹도 아닌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 평창 올림픽이 끝나면 남북은 뒤풀이를 할 것입니다. 대화가 이어질 것입니다. 정상회담도 예상됩니다. 미국은 그것마저 마땅찮은 눈으로 바라볼 것입니다. 남북 모두를 불편하게 만들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미국을 붙들지 않는다고 목청을 돋우겠지요. 그래도 남북의 창을 닫지 않아야 합니다. 북의 사절단 길목을 차단하는 국회의원들 꼴도 참아내야지요. 한반도에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봄이 오는 그날까지.

※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생년월일 : 1951. 1. 8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주소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중앙로 19

E-mail : jigpress@naver.com

※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석사)

※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현재 영광문학기념사업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2015-현재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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