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제 거리는 단연 선거입니다. 기초의원과 도의원, 군수 까지 입지자들이 많으니 그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많아서 일 것입니다. 혹자는 자기와 친한 사람이 당선되기를 바라면서, 혹자는 누군가의 낙선을 바라면서 얘기에 관심을 기울이겠지요. 저도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군수에 출마한다는 중‧고교 동창생입니다. 함부로 대하며 친했지요. 졸업 후에야 저보다 다섯 살이나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한참 아래 동생뻘 되는 친구들과 어쩌면 그렇게 친하게 지낼 수 있었는가를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공직을 정년퇴임한지도 수년이 지났는데 고향에서 군수에 출마한다는 소식에 놀랐습니다. 출판기념회를 한다기에 쫓아갔습니다. 중‧고교 선후배들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몰렸습니다. 정년 후 중‧고교 총동창회장에 선임되고 지금은 사회봉사단체 대표를 한다기에 대견하게 생각했지요.

유창하지 못한 말솜씨로 연어처럼 고향으로 돌아왔으며 고향에 봉사하겠다는 뜻을 세웠다고 했습니다. 그의 초등학교 6학년 담임선생님이 등단해 들려주는 말씀에 청중들의 눈시울이 촉촉해졌습니다. 학교를 가려면 큰 냇물을 건너야 했기에 세 살 정도 늦게야 입학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답니다. 광주의 일류 중학 입학은 생각지도 못했고요. 신문 배달과 가정교사를 하며 학업을 이어갔고 고3때 공무원 시험에 합격, 가장이 됐답니다. 절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어 등단하는 인사들도 그의 ‘인간승리’ 비결을 들려주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진솔하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 실감나는 말씀들이었지요. 그냥 듣기 좋아라고 하는 말씀들이 아니었습니다.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존경하는 친구가 다른 이들에게도 칭찬받는 것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고향에 내려간 세월이 짧아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쌓지 못해 아직 당선까지는 많은 산을 넘어야 할 것입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출마를 말렸다는 말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뭐하러 고생길을 가려느냐며 만류했다고도 했습니다. 솔직히 말해 저도 그가 군수에 당선될 것이란 확신은 없습니다. 다만 적지 않은 나이에 처음 가보는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한 친구의 의욕과 열정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역민들이 그의 심성이나 성품을 안다면 어느 누구도 그를 지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친구의 당선 소식을 가슴조리며 기다리겠습니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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