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미투 운동 혹은 캠페인은 SNS에 'Me Too(나도 고발한다)'라는 해시태그를 달아(#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 이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2017년 10월 15일 처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한 당사자들이 ‘나도 피해자(Me Too)’라는 공개를 통해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자는 취지의 캠페인이었다.

알리사 밀라노의 이 제안은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미투 캠페인을 제안한 지 24시간 만에 약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리트윗하며 지지를 표했고, 8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폭행, 성추행 피해사실을 폭로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국장의 성추행을 폭로한 것을 계기로 미투운동이 본격화됐다. 이처럼 법조계에서 시작된 미투 캠페인은 문단과 연극계 등 문화·예술계에서 정치계로까지 번지면서 가해자의 자살사태까지 발생하는 등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한국의 미투 사태는 이쯤에서 그칠 기미가 아니다. 내일은 또 누가 언론에 이름을 올릴지에 국민적 눈길이 쏠려있다. 아무도 그러리라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유명 인사들이 불쑥 불쑥 가해자로 등장하고 있는 터라, 하루하루가 태풍 전야와도 같다.

미투 사태의 끝이 어디쯤인가를 묻는 이들이 있지만, 우매한 질문이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제히 터진 미투의 봇물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물줄기가 됐기 때문이다. 권력과 위계를 활용해 성을 노리개로 삼으려는 추잡한 갑질이 있는 한 미투 또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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