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지방선거가 2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영광에서는 전남도지사와 도의원 2명, 군수와 군 의원 8명(비례대표 포함) 등 12명을 뽑는다. 이들 12명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크다. 우리의 삶의 질을 좌우할 수 있다.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달라진다. 잘 뽑으면 미래가 밝아진다. 잘못 뽑으면 반대로 어두워진다. 물론 중앙 정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지만 갈수록 지방자치가 우리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아직 지방자치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표를 의식한 행정으로 인한 부작용이 많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지방 권한의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아직 중앙 정부의 권력이 자치 권력에 비해 현저히 크다. 절름발이 지방자치라는 비판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예산부터 중앙정부 의존도가 높으니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권력이란 쥔 자가 놓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다. 중앙정부는 ‘아직’이란 단서를 달아 자치 권력 확대 요구에 선뜻 응하지 않는다. 자치 능력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근거 없는 주장은 아니다. 표를 의식한 행정이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영광의 교통 상황이 그 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군과 경찰이 교통질서를 바로잡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아무데나 차를 세워도 단속이 없으니 거리는 무질서 그 자체다. 지역민 모두 표를 의식해 단속을 안 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표를 의식한 행정은 과감한 도시 디자인도 막고 있다. 미래를 고려한 도시 디자인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럼에도 도시의 모습을 바꿀 경우 기득권을 잃는 일부 시민의 반발을 살 경우 선거에서 실패할 가능성을 최대한 없애야 하는 기존 자치 권력으로서는 내키지 않을 수밖에 없다. 지역 발전보다 권력을 중시하는 지방자치인 것이다. 지방자치의 부정적 측면이다.

이같은 행태가 반복된다면 자치 권력이 커질수록 부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역의 미래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은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하다. 표를 얻지 못해 권력을 내려놓더라도 미래지향적 자치를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일꾼이 필요하다. 소신 있게 바른 길을 주장하는 일꾼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차라리 중앙 권력이 지역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것이 낫다. 6‧13 지방선거에 나서는 입지자들에 대한 경고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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