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근 편집위원장

지난 2015년 농협 선거 과정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섹스관광이었다. 출마자가 제보 받은 ‘설’은 당연히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일으켰다. 하지만 이 같은 폭로는 대부분 제보한 당사자가 주장을 번복함으로써 종결된다. 물론 당사자들은 펄펄뛰며 잡아뗀다. 당시 많은 파장을 일으킨 폭로성 주장도 당사자들의 부인과 제보자의 번복으로 흐지부지 됐다. 폭발성이 강한 이슈로 당선을 시도했던 후보자는 얻은 것 없었다.

3년 전의 이 스캔들은 사실이 아니길 간절히 바란다. 당시 단체 섹스 관광은 공공연한 비밀일 뿐인 사회현상 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광농협과 관련한 이 스캔들의 진실은 당시 참가자들만 안다. 내년으로 다가온 선거를 앞두고 영광농협 해외연수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직접 관계가 있는 참가자 보다 관계없는 참가자의 숫자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물론 참가 희망자가 적어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조합원을 참여 시켜 관심을 유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39명 규모의 연수단에 400명에 달하는 로컬푸드 관련자가 신청했다. 그중 불과 10여 명만 참여 시킨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나머지는 선거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영농회장과 부녀회장으로 채웠다. 5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1년 앞으로 다가 온 선거 대책에 쓰인 것으로 오해받기 십상이다.

농협 조합장과 이‧감사 선거에는 금품이 오가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말은 쉽게 들을 수 있다. 고정 급료가 없는 이사와 감사 선거에도 한 표에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 까지 오간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직‧간접으로 큰 영향력이 있는 영농회장 등이 그 대상이라는 것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혼탁 선거가 관행으로 굳어졌다는 말이다. 부인하겠지만 배 밭에서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특정 목적의 해외연수에 직접 관련이 없는 참가자 비중이 큰 것은 결코 정의롭지 못하다.

조합장 선거를 1년 앞둔 해외연수가 선거에 대비한 ‘생색내기용’이라는 내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특정인을 내부고발자나 배신자로 몰아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농협이 영광군으로부터 받는 지원도 상당하다. 조합원 아닌 군민도 농협의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농협 돈은 임직원과 조합장을 비롯한 선출직 인사들의 주머닛돈이 아니다. 사과와 시정을 촉구한다.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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