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훈 영광경찰서장

과거의 학교폭력은 처벌보다는 가해자의 장래를 우선시하며 선도적 처분을 하는 온정주의가 많았다. 학생은 학교폭력을 단순한 장난으로 생각했고 이에 학교폭력의 원인을 피해 학생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일부 교사들도 학교폭력의 심각성보다는 학교의 부정적 이미지와 가해자에게 미칠 행정적‧형사적 처분을 고려해 소극적으로 대처해왔다.

그러나 부산 여중생 폭행, 강릉 여고생 집단 폭행사건 등 최근 발생하는 학교폭력 양상은 점점 흉포화, 집단화로 변모하고 있다. 2017년 교육부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학교폭력을 목격하고도 신고하지 않거나 모른 척 했다는 비율이 62%에 이르렀다. 이렇게 음지에서 만연하고 있는 학교폭력에 대해 예방과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학생 뿐 아니라 교사, 가정에서도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교사나 부모와 쉽게 상담할 수 있는 유대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대화의 단절이나 무관심은 자제력이 부족한 학생들이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경찰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부모 간담회와 경-학 상설협의체를 운영하는 등 학부모, 선생님의 인식변화를 도모해 학교 폭력을 근절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둘째, 학교폭력 신고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다. 경찰에서는 신변 노출 걱정없는 117이나 지역설정 및 GPS위치로 사용자 주변지역 117학교 폭력신고 상담사나 해당학교 전담경찰관과 실시간 채팅이 가능한 117chat이라는 어플로 신고할 수 있는 익명성 보장 신고망을 구축했다. 학교폭력은 예방이 최우선이지만 이미 발생한 학교폭력의 경우,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적극 신고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폭력으로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 학생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해 추후 더 큰 학교폭력으로 확대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학교폭력은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작은 관심으로 피해‧가해의 징후를 알 수 있으며 징후를 알면 심각한 사태를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

문병훈 영광경찰서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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