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2018년 6월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른 세기적 시간으로 세계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1개월 전만해도 상상치 못했던 역사적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고돼 있다. 6월 12일 싱가폴 북미 정상회담, 러시아 월드컵 개막일인 14일에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18일엔 남북 체육회담, 그리고 18일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 회담이 금강산에서 열린다. 그 중간에 6.15선언 18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이벤트의 결과물도 메가톤급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가슴을 뛰게 한다. 우선 싱가폴 북미회담은 종전선언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회담의 주도권을 쥔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그런 표현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회담도 매우 긍정적이었다는 미 언론의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남북 당사자 간의 회담도 전례 없는 결과를 낼 것으로 예감된다. 1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 공동선언문에 따르면 획기적이고도 실천적인 조치들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위해 남북은 우선 개성공단 내에 남북공동연락 사무소 설치를 합의했다.

진전되고 있는 내용들이 워낙 뜻밖의 성과들이라 휴전선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지는 이들도 많다. 물론 종전선언이 이뤄질지라도 정전협의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휴전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로 이미 남북의 갈등이 이미 사람들의 의식 속에서 급격하게 녹아내리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좋은 일엔 탈도 많다는 ‘호사다마’ 가 떠오른 탓인지 지금 우리 국민들은 숨을 죽이고 이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툭 툭 내던지는 트럼프의 말에 그때마다 가슴을 졸이고, 북의 태도에 온 신경을 곤두세운다. 남북의 평화와 화해 협력, 그리고 멀리는 통일이라는 민족의 대 숙원이 그만큼 국민 모두의 가슴속에 엄중하게 새겨져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민들은 또 6.13 지방선거전을 치열하게 치르고 있는 정치권을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관전하고 있다. 특히 보수야당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마음이 긴장된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 진행과정에서 자유 한국당은 거의 유아 수준의 치기어린 말들을 내뱉어왔기 때문이다.

판문점에서 김정은의 손에 이끌려 잠깐 경계를 넘은 문대통령을 향해 월경죄를 물어야 한다는 둥 너무도 한심한 말들을 쏟아냈다. 홍준표 대표는 남북 정상의 만남을 ‘생쇼’로 비하하기도 했다. 집권여당과 정적으로 대치하고 있긴 하지만, 민족의 문제를 정쟁의 의미 아래 두는 태도는 정말 정치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북미 간에, 그리고 남북 간에 평화모드를 만들어가는 순항 국면에 풍랑이 일기만을 바라는 이같은 보수야당의 모습에 대해 다행히 국민들은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자유한국당의 출마자들이 홍 준표 대표를 기피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기도 하다. 보수의 본산인 티케이 지역 일부에서도 여당이 선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도 한다.

막 가는 보수에 국민들이 식상하고 있다는 증거다. 새는 좌우의 날개가 균형을 이룰 때 높이 난다. 이념의 문제도 다를 바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이번 6.13 선거는 막장 보수가 건강한 보수로 거듭나는 계기를 이뤄내야 하는 또 한편의 중차대한 의미를 지닌 선거라고 봐야 할 것이다.

남북은 오는 14일 장성급 군사회담, 18일 남북 체육회담을 각각 판문점에서, 22일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을 금강산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6.15남북공동행사는 일단 하지 않기로 하되, 문서교환 방식으로 어떻게 기념할지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개성공업지구 내에 가까운 시일 내에 개설하기로 했다.

남북은 1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을 열고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공단 내 설치..15일 사전점검

남북, ‘6.15공동행사’ 안하기로 의견 모아

남북은 “남북관계의 전면적이며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민족적 화해와 평화번영의 새로운 시대를 과감히 열어나가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 나가기”위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6.15공동선언 발표 18돌은 의의있게 기념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박호재 아시아문화학회 부회장 (언론인)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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