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진 해룡고 1학년

월요일까지 치른 기말고사 후 휴식을 취하기도 전에 연달아 나오는 성적들로 지쳐갈 무렵이었다. 그러던 중 ‘영광투어’를 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들렸다. 그래서 우리는 체험학습을 간다는 들뜸과 설렘을 안고 오늘을 기다렸다.

가장 먼저 한수원에 갔다. 말로만 듣던 ‘원자력 발전소’였다. 학교에서 ‘원전은 폐기되어야’라는 주제로 토론을 해 본 적이 있었던 우리는 ‘원자로’, ‘핵융합 반응’과 같은 전문용어들도 거부감 없이 듣고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직접 6호기 제어실과 여러 시설을 돌아보니 생각보다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중 최고 기온에 달한다는 오후 2시~4시. 우리는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와 길용리 영산성지를 방문했다. 무더위와 견딜 수 없는 습함으로 짜증이 극에 달할 무렵 백제 불교 최초도래지에 도착하니 우리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실내’로 향했다. 우연히 들른 곳이지만 그곳에 대해 많은 정보를 줬다.

일단, 한국사 시간에 배운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백제는 불교, 미술, 건축 등으로 일본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었다. 이 중 ‘불교’의 전래과정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었다.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간다라, 길기트, 훈자, 무차, 둔항을 거쳐 중국 동진까지 불교를 전파하고 중국 동진으로부터 백제는 불교를 수용했다.

이러한 내용을 다시 한 번 머릿속에 새기고 밖을 둘러보니 인도의 사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우리나라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은 봉수같은 건물이 여러 개 있었다. 선생님께 여쭈어 보니 작은 불사들이 들어가 있는 인도의 전통 사원 양식이라고 알려주셨다. 무엇보다도 산속에 있는 아주 큰 불상이 눈에 띄었다. 엄청난 더위와 부족한 시간으로 가 보지 못했지만, 다시 가면 가장 먼저 보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불교 영산 성지에 갔다. 버스에 내렸을 때 전라남도 어딜 가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풍경이 펼쳐졌지만 자세히 보니 무엇인가 영험한 모습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이런 곳에서 원불교의 창시자가 태어났다고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드넓은 잔디 밭 가운데 있는 소태산 대종사가 탄생한 생가의 복원된 모습과 ‘구간도 실터’라는 원불교 교단 최초의 교량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나에게 남은 게 참 많은 ‘영광투어’였다. 외지에서 고등학교를 영광으로 와서 지금까지 학교에만 있었을 뿐 ‘영광’에 대해 알기회가 없었다. 오늘은 내가 사는 곳에 대해 알고 견문을 넓힌 날이다.

한유진 해룡고등학교 1학년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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