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더위가 심상치 않습니다. 앞으로 한 달 정도는 35도를 넘나드는 더위와 함께 사느라 땀깨나 뺄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어른들께선 마포나 모시옷을 입고 부채를 쥔 ‘패션’으로 멋을 부리셨습니다. 옷이 살갗에 닿지 않게 하고 바람이 잘 통하게 등나무 덩굴을 가늘게 해서 만든 등등거리에 여름토시 까지 갖춰 한층 멋을 부리셨지요. 촤르륵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부채를 폈다 접었다 하시며 걷는 모습은 정말 멋있으셨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니는 빨고 다려 한낮이 기운 후 마실 나가시는 남편이나 아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셨고요. 오늘 같은 날 그런 ‘패션’을 입혀 내보내주는 어머니나 아내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머니께서는 기꺼이 해주시겠지만 아내에게는 감히(?) 말을 꺼냈다가는 ‘삼식이’ 보다 더한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던 시절 조상들의 여름나기를 생각해 봅니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濯足)이 최고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계곡에 발 담그고 백숙 같은 보양식을 먹으며 풍류를 즐기는 그림 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습니다. 생각만 해도 몸도 마음도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요즘은 잠자리도 편치 않습니다.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고 잘 수도 없어 잠을 설치기 일쑤지요. 돗자리 깔고 삼베나 모시 이불 속에 넣고 자면서 바람을 통하게 한 죽부인은 어떻습니까? 여자들이 사용한 것은 죽노(竹奴)라고 했다지요.

해수욕장도 인기 있는 피서지였습니다. 과거 가마미 해수욕장은 광주 인근 최고 해수욕장으로 인기가 높았습니다. 여름이면 가마미 가는 버스는 정원의 두 배 정도 태우고 다녔습니다. 단체·회사·학교 등 단체나 가족 단위 피서객들로 붐볐지요. 말 그대로 ‘명품’ 해수욕장이었습니다. 가마미에서 해수욕과 모래찜질 하는 것은 우리 영광 사람들의 가족 단위 연례행사 였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원전이 들어오면서 인기가 시들어가는 것이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맛있는’ 피서로 원두막을 빼 놓을 수 없지요. 원두막에 누워 참외나 수박을 먹으면서 한여름 더위를 씻는 것만큼 은근한 멋을 즐길 수 있는 피서도 드뭅니다. 원두막은 언제 보아도 정겹지요. 원두막의 시조격인 모정은 더위를 피하며 동네 사람들과 정담을 나누기에 딱 좋은 곳이지요. 선비들은 누각과 정자를 갖춘 누정에서 시회를 하면서 피서를 했습니다. 누정이 선비문화의 상징성을 갖게 된 연유입니다. 지금은사이다·콜라·커피 등을 즐기지만 우리 조상들은 칡뿌리·오미자·인삼·맥문동 등을 달여 마시며 여름 갈증을 해소했답니다. 궁중에서는 갈증해소 음료로 껍질 벗긴 매실을 주원료 한냉수에 타 마시는 제호탕을 으뜸으로 꼽았습니다. 고위 관원들은 복날 나라에서 주는 얼음으로 수박 화채 등으로 더위를 잊었답니다. 삼계탕이나 매운탕, 개장국 같은 이열치열 피서도 빼놓을 수 없지요. 독서와 등목도 빼 놓을 수 없는 피서법이지요. 부디 건강히 여름을 나시기 바랍니다.

□ 조일근(曺一根) 편집위원장 약력

생년월일 : 1951. 1. 8

본적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도동리 247

현 주소 : 전라남도 영광군 영광읍 중앙로 19

E-mail : jigpress@naver.com

□ 학력

1962. 2. 광주서석초등학교 졸업

1966. 2. 광주서중학교 졸업

1969. 2. 광주제일고등학교 졸업

1976. 2. 한양대 신문학과 졸업

1989. 9. 호남대 행정대학원 졸업 (석사)

□ 경력

1976. 2-1978. 1. 전남매일신문 기자

1978. 1-1980. 11. 중앙일보 기자

1988. 5-1990. 4. 무등일보 경제부장

1991. 4-1998. 9. 광주매일신문 정치부장‧논설위원

1998. 10-1999. 10. 광남일보 논설위원

1999. 10-2001. 5. 광주타임즈 편집국장

2002. 7-2004. 2. 광주광역시 체육회 상임부회장

프로축구 광주상무 단장

2015-(現) 영광문학기념사업회 회장

2016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부위원장

20대 총선 전남도 대책위원장

국민통합위원회 전남도위원장

19대 대선 전남공동선대위원장

6.1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2015-(現) 영광군민신문 편집위원장

조일근 편집위원장  news@ygweek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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